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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탈레반, 직접협상 왜 고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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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탈레반, 직접협상 왜 고집하나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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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무장 단체가 자신들의 요구 조건인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결정할 권한이 없는 한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굳이 고집하는 의도는 뭘까.

탈레반은 미국이 탈레반 수감자 석방 및 군사 작전 개시 등에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고, 한국정부는 미국을 설득, 혹은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유수프 아마디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단이 수감자 석방을 이끌어낼 힘이 없어 보인다”며 협상 파트너로 한국 정부를 지목했다. 그는 나아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사람임을 들어“이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반총장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이 유엔을 동원, 압박에 나서면 미국도 어쩔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에 탈레반의 건재함을 알리는 선전전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탈레반의 궁극적 목적은 아프간 정부를 전복하고 정권을 재탈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프간 내부, 주변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자신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외국군이 철수하면 언제든 재집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탈레반은 한국 정부와의 직접 접촉이 이 같은 선전전에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탈레반이 한_아프간 동맹 관계 균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탈레반은 독일 이탈리아 한국 등 아프간 파병국 국민을 납치했을 경우 가장 먼저 주둔군의 철군을 요구해 왔다.

여기에는 아프간 정부와 이들 국가의 동맹 관계를 약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는 것 역시 같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과는 별도로 일부 인질의 석방 대가로 몸값 등 다른 요구 조건을 내걸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직접 접촉을 원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납치단체로부터) 다른 요구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요구가 있을지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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