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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인터넷 프로토콜TV> 볼 수는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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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인터넷 프로토콜TV> 볼 수는 있는 거야?

입력
2007.03.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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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선정·규제 주체 등 수년째 논쟁만

*정치권은 개념정의 조차도 일치 못봐

*양방향 미디어 바라는 시청자만 우롱

인터넷 프로토콜TV(IPTV) 도입이 지체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대부분의 준비가 끝났으나,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대립이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업자와 케이블사업자,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사이에 각각 형성됐던 전선이 통신망 개방여부를 두고 포털업체와 통신사업자의 대립에 지상파 방송사까지 가세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IPTV 법제화를 위한 국회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회도 백가쟁명만 되풀이 중이다. 도입정책을 총괄조정해야 할 국무조정실과 융합추진진원단도 기본안 확정을 계속 연기하며 갈피를 못 잡기는 마찬가지다. 사회학자 W.F. 오그번의 이론처럼, 물질문화(인터넷 기술)의 발전속도를 비물질문화(법, 제도)의 변화가 따라잡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논쟁의 시발 "방송이냐 아니냐"

IPTV와 관련한 가장 기본적인 쟁점은 ‘IPTV를 방송으로 보느냐 마느냐’하는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는 IPTV의 특성 때문에, 규제주체와 시장 참여를 허용할 사업자 범위를 두고 수년째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13일 열린 방통특위에서 정청래 의원(열린우리당)은 “위성을 이용하든 통신망을 이용하든 그것은 수단일 뿐”이라며 “무슨 플랫폼을 이용하든 IPTV는 방송”이라고 못박았다. 현행 방송법을 확대ㆍ개정해 IPTV를 규제하겠다는 방송위의 입장과 같다.

반면 차명진 의원(한나라당)은 “트렌스젠더를 여자나 남자의 기준으로 분류할 수 없듯, IPTV는 새로운 틀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광대역융합서비스사업법(BCS)’을 새로 제정해 IPTV를 제3의 서비스로 규정하자는 정통부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정통부는 IPTV를 통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기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깊어지는 갈등 "룰(rule)은 우리식대로"

IPTV를 둘러싼 갈등은 유선방송사업자(SO)와 통신업계 사이에서 가장 치열하다.

SO업계는 KT 등 전국단위의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IPTV 가입자들을 ‘싹슬이’할 것을 우려한다. 전국을 77개 권역으로 나누는 엄격한 지역제한과 방송위의 규제를 동시에 받는 SO와 전국을 단위로 하는 공룡통신업체의 경쟁은 애초에 게임이 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5일 열린 케이블TV협회 12주년기념포럼은 “방통융합이 아닌 일방적 침탈”이라며 KT의 IPTV 진출을 성토하는 목소리로 넘쳐 났다. SO들은 KT의 시장진입 전제조건으로 KT의 IPTV분야 자회사 분리와, SO의 통신사업(인터넷 전화 등) 허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통신사들은 디지털 컨버전스시대에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SO들이 초고속 인터넷과 방송을 묶어서 판매하고 있는 만큼, 통신사의 IPTV 진출도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면허를 케이블처럼 지역면허로 제한하려는 방송위의 방침에 대해서도 “월드와이드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의 기본을 무시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며 전국권역 서비스 추진방침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쟁점들, "우리도 늦기 전에…"

최근에는 ‘망 중립성’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망을 통신사업자가 차별적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자는 개념이다.

NHN, 다음등 콘텐츠 생산능력이 있는 포털업체들은 KT의 FTTH 등 디지털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초고속인터넷망만 확보되면 언제라도 IPTV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현행 ADSL로는 IPTV 진출이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통신망업체에 충분한 투자비용을 납부한 만큼, 차세대 인터넷망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통신업체들은 “힘들여 구축한 망에 포털이 무임승차하려 한다”며 이런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IPTV 논쟁이 확대되면서 한발 비켜서 있던 지상파방송도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IPTV가 시청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거대 IPTV사업자가 나타날 경우 지상파의 영향력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들도 개방형 프리미엄 네트워크 등을 통해 IPTV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안등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애초 IPTV에 부정적이던 시민단체들은 최근 “지상파 수신환경개선과 디지털화를 전제로 IPTV에 찬성한다”며 ▦방송위 추천ㆍ정통부 허가 ▦공익성을 전제로 한 지역ㆍ전국면허 병행 ▦시장점유율 제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IPTV란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양방향 TV. HD급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의 특성과 주문형비디오(VOD) 홈쇼핑 온라인게임등 시청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통신의 특성을 함께 지닌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케이블 방송과는 다르다. 컴퓨터 모니터 대신 TV수상기를 이용하고, 마우스 대신 리모콘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터넷TV와도 차이가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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