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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해찬 전 총리 방북 석연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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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해찬 전 총리 방북 석연치 않다

입력
2007.03.0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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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북한 민화협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청와대나 이 전 총리 측은 열린우리당에 신설된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장 자격의 방북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의 정치적 좌표나 미묘한 시기 등으로 보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최고의 총리"라고 평했을 정도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지금도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꾀 주머니 역할을 톡톡히 했을 뿐만 아니라 6ㆍ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수행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등 북한측과의 의사 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 정권이 DJ 정권의 포용정책을 계승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남북의 삼각 메신저로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

더욱이 열린우리당의 대표적 친노파로 지난해 노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와 함께 한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던 이화영 의원, 대통령 정무특보인 조영택 전 국무조정실장을 대동한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조차 친노 직계를 중심으로 한 남북정상회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거나 그의 이번 방북에 청와대 쪽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관측이 무성한 마당이다. 그러니 일반 국민이 사실상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방북이 아니냐고 보는 것은 이상할 리 없고, 이 전 총리는 이런 의심에 부담을 느껴 마땅하다.

우리는 연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무리하게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상징성에서 6ㆍ15 회담과 비교가 될 수 없는 정상회담이 의미를 가지려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실질적 약속을 끌어내야 하는데 임기 말의 정권으로서는 불감당이다.

반면 과거의 '북풍'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대선 정국에 상당한 혼란을 부를 개연성이 있고, 이는 선거문화의 성숙이라는 국민적 희망과 동떨어진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길다. 우리는 이 전 총리가 실제로 평양 방문을 통해 이런 의심을 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한이 대남 화해와 개혁ㆍ개방의 길에 나서도록 설득해 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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