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각 10,500원
‘1791년 12월 5일, 0시 55분. 모차르트가 죽었다.’(제 4부 <신이 사랑한 자> 427쪽) 이 진술을 도출해 내는 데 400여 쪽의 책 4권이 필요했다. 신이>
1997년 대작 <람세스> 로 화제의 초점에 올랐던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가 이번에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안고 돌아왔다. 당대에 대한 고증 아래 단락마다 날짜와 장소로 나눠 서술, 한 편의 장대한 보고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이 갖게 하는 구성 방식이 이채롭다. 람세스>
이 소설은 1784년, 28세에 당시 혁명적 비밀 결사 ‘프리메이슨’에 들어가 열정적 단원으로 활동한 모차르트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아마데우스> 를 통해 굳어진, 미성숙 어릿광대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다. 아마데우스>
프리메이슨 영감의 원천인 이집트학의 속내로 들어가, 그가 창조한 음악들의 근원과 신비를 사실적인 에피소드 속에서 풀어 보인다. 프랑스 혁명기 당시 무섭게 번져 가던 자유주의 사상에 자신의 존재를 건 젊은 예술가의 초상화인 셈이다.
모차르트의 4대 오페라인 <피기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조반니> <마술피리> 를 프리메이슨적 관점으로 풀어나간 서술 방식은 단연 백미. 자유주의, 개인주의, 합리주의에 경도된 모차르트가 그 같은 이념 아래 일련의 걸작을 발표, 세상을 바꾸려 했다는 것이다. 마술피리> 돈> 코지> 피기로의>
콘스탄체와 결혼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띄운 장문의 편지 등 인간 모차르트에 대한 상세한 정보들이 당시의 풍습과 풍물에 대한 박물학적 지식 속에서 하나의 거대한 구도를 이루고 있다.
아내의 분만이 진행되는 동안 (K.421)를 작곡했다는 이야기나 <마술 피리> 등 주요 작품에 숨어 있는 프리메이슨적 배경 등에 대한 서술은 관습적으로 소비돼 온 모차르트를 다시 보게 한다. 마술>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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