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조용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한나라당과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봄의 첫날을 맞아 각각 자신의 특색에 맞는 일정을 보냈다. 하지만 긴 대선 레이스를 준비하는 마음만은 하나 같았다.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는 이날 YTN과 한겨레신문이 공동 주최한 삼일절 마라톤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70ㆍ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이라는 이 전 시장의 발언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은 이날 악수를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 전 시장은 대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은 서로 협력하고 힘을 모아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빈둥빈둥’ 발언에 대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는 “과거지향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대선 구도를 묻는 질문에 “이런 말, 저런 말을 하는데 같이 따라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들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손 전 지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르고 반목하는 자체가 낡고 구시대적인 사고 방식”이라며 “선진화로 통합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그러나 “마라톤에선 당장 앞서가는 것보다는 어떻게 페이스를 조절해 종착점에서 우승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선 레이스의 목적도 최종적으로 우승하는 데 있다”며 선두 주자를 은근히 겨냥했다.
이날 손 전 지사는 10㎞ 일부 구간을 달렸으나 이 전 시장은 경주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았다. 이후 이 전 시장은 보수단체가 주최한 서울시청 앞 삼일절 궐기대회를 찾았고, 손 전 지사는 서대문형무소 등을 돌아보면 시민들과 만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갖지 않았다.
휴식을 취한 뒤 정책자문단 등 지인들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박 전 대표는 다음주 전북과 충청권을 찾는 등 지방 순방 계획을 갖고 있어서 요즘 서울에 있는 동안에는 외부 행사에 참석하기보다 정책 공부 등 내실 다지기와 재충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경남 합천군에 있는 일해공원을 방문,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짓밟은 학살자(전두환)의 아호를 공원 명칭으로 붙이는 것은 역사에 대한 배반 행위”라며 국회가 나서 일해공원 명칭 변경 과정에 대한 진상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달 중순쯤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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