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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에 실망한 반작용? 차베스 조명한 책 잇따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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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에 실망한 반작용? 차베스 조명한 책 잇따라 출간

입력
2007.03.0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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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절대군주, 차틀러, 민주독재자, 포퓰리스트…

지난해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60%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3선에 성공한 뒤 전력, 통신, 석유 등 주요 국가기간사업의 국유화 등 ‘사회주의적 개혁’ 에 착수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그에 대한 국내 보수 언론의 묘사는 이처럼 부정적이다. 이들의 시각을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대중영합적이고 돈키호테 같은 좌파 지도자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진보의 대안모델을 제시하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라는 정반대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같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차베스 대통령을 파헤친 책이 잇따라 국내에 출간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당대가 영국 언론인 리처드 고트의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 그는 독재자인가 혁명가인가> 를 번역 출간했으며 이어 베네수엘라 선거혁명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이 연말 <차베스, 미국과 맞장뜨다> (시대의 창)를, 최근에는 김병권, 손우정씨 등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의 연구자들이 <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다시쓰다> (시대의 창)를 펴냈다.

특히 <베네수엘라 혁명의 역사를 쓰다> 는 비슷한 과정을 통해 집권한 차베스 정권은 왜 개혁에 성공했으며, 노무현 정권은 왜 추락의 길을 걸었는가를 비교ㆍ검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책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공통점이 많다. 노 대통령이 기득권 세력에 의해 집권 1년 만에 탄핵되자 시민들의 정치결사체인 ‘노사모’ 가 위기에서 구출했고, 차베스도 1998년 집권 이후 군부의 쿠데타, 기득권세력이 주도한 대통령소환시도 등 3차례나 위기를 맞았지만 ‘볼리바리안 서클’ 이라는 시민조직이 그를 구해냈다.

그러나 위기를 탈출한 이후 두 지도자의 행보는 상반됐다. 노 대통령이 기득권세력과 타협하는 어정쩡한 개혁으로 위기에 빠진 반면, 차베스는 민중의 요구를 반영한 개혁프로그램을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진행, 기득권 세력의 반동을 분쇄했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는 적극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수용을 선택했지만 차베스는 신자유주의를 거부하는 21세기형 사회주의모델를 도입했다. 책은 개혁 실패의 책임을 보수 언론에 돌리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베네수엘라 역시 세계 39개국에 70개 계열사를 가진 로스가문 등 보수적인 미디어재벌이 언론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데도, 차베스가 개혁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물론 자원부국인 베네수엘라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현실을 비교하면, 신자유주의의 수용여부를 놓고 도식적으로 두 정권의 실패와 성공을 논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책은 차베스가 지지자들의 요구를 개혁의 동력으로 삼은 반면, 노무현 정부는 ‘대연정’ 제안 등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데 사용해야 할 힘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해체하는 데 사용했다는 점에서 실패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차베스는 대중의 욕구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보수세력의 저항을 뚫은 진보적 민중주의의 힘을 보여줬다”며 “차베스가 남미에서 선보인 새로운 정치경제 모델에서,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대안적 모델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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