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서관협회가 선정하는 아동문학 분야의 최고 권위상인 올해 뉴베리상 수상작이 단어 하나 때문에 음란성 논란에 휘말렸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문제의 단어는 지난해 말 출판된 수전 패트론의 '럭키의 더 큰 힘(The Higher Power of Lucky)'에 나오는 ‘음낭(scrotum)’. 9~12세용 책에 나온 이 단어가 미국의 초등학교 교사들과 도서관 사서들을 충격에 빠뜨리면서 아동문학에 적합한 콘텐츠는 무엇인가 하는 논란이 미국에서 다시 불 붙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음낭은 주인공인 고아소녀 럭키 트림블이 소설 서두에서 “방울뱀이 개의 음낭을 물어뜯는 것을 봤다”고 얘기하는 이웃의 말을 우연히 듣는 부분에서 나온다. 저자는 “음낭이라는 단어가 10세 소녀가 신체 각 부분과 그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익히며 성인이 될 준비를 하는 과정을 암시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성난 교사들과 사서들은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거나 지정을 검토 중이다.
전국 도서관 사서들은 블로그와 전문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음낭이라는 단어는 이 작품의 독자층보다 훨씬 더 나이 든 독자들에게나 적합한 단어”라며 저자를 맹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음낭이라는 단어는 말 자체로도 감칠맛 나고 재미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작품 속에서 빠질 수 없다”며 “소설 속 묘사는 친구의 개에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콜로라도주의 서니사이드 초등학교 교사인 대나 닐슨은 “작가가 그런 단어를 작품 속에 사용한 것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작품을 썼다는 증거”라며 “그 한 단어 때문에 이 작품을 학급에서 낭독할 수가 없다”고 저자를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음란성에서 검열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 뉴베리상위원회 회장인 팻 스케일스는 “이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책 전체의 가치를 보지 않고 단어 하나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그게 바로 검열”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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