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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여인들의 범죄 2題/ '발밑'이 어두웠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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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큰 여인들의 범죄 2題/ '발밑'이 어두웠다 外

입력
2007.02.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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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밑'이 어두웠다/ 신발창에 금괴 숨긴 140억대 주부 밀수단

지난해 5월 주부 김모(49)씨는 이웃으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태국과 대만, 홍콩 등지에서 금괴를 날라주면 항공요금, 숙식비 등 일체의 비용을 대겠다는 제안이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김씨는 흔쾌히 응했다. 사례비 명목의 50만원은 덤으로 받기로 했다.

여행은 금괴 운반이 주목적이었던 탓에 1박 2일로 짧았다. 피곤한 ‘올빼미 여행’이었지만 이국의 야경은 피로를 잊게 했고, 이후 챙겨 받은 사례금은 짭짤했다. 세관 통관 때의 아슬아슬함은 묘한 중독까지 일으켰다.

회를 거듭하면서 ‘돈벌이 여행’에 자신감이 붙은 김씨는 다른 이웃, 그 이웃의 이웃 아줌마는 물론 아줌마의 딸까지 끌어들였다. 신발 밑창에 2kg짜리 금괴 두 개를 숨겨 오는 방식으로 한 사람 당 4kg씩, 최대 8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내는 금괴였다.

해외여행을 빙자한 김씨의 범죄 행각은 오래 가지 못해 탄로 났다. 17번째 여행으로, 태국에서 돌아오던 7일 인천공항에서 덜미가 잡혔다. 뒤뚱뒤뚱 걷는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세관직원이 문형금속탐지기 앞에 김씨를 세웠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세관은 여행자 정보분석을 통해 김씨 외 일행 6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현장에서 압수한 금괴는 모두 28kg, 시가 5억9,000만원 상당이지만, 이들이 지난해 5월부터 밀수한 금괴는 모두 664kg(시가 140억원)에 달한다.

인천공항세관은 금괴밀수단 운반책인 허모(41)씨와 주부 김씨 등 7명을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총책인 이모(49)씨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 발등 찍은 '믿는 도끼'/ 20대女, 과외학부모 상대 30억 투자사기

“선물ㆍ옵션 투자로 300만원을 20억원으로 만든 적이 있다니까요.”

서울 유명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개인적으로 주식투자를 하던 이모(30ㆍ여)씨는 지난해 4월 말 자신이 과외교사를 했던 초등학생 학부모 김모(45ㆍ여)씨에게 이렇게 거짓자랑을 했다. “S증권이 내게 파생상품 펀드매니저 스카우트 제의를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선물ㆍ옵션 투자경력이 2개월에 불과한 이씨는 과외교사를 하면서 김씨 재산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고서 자신을 선물ㆍ옵션 투자전문가처럼 속였다. 이후 이씨는 “3,4일이면 20% 수익이 나는 좋은 종목이 있다”며 김씨에게 본격적인 선물ㆍ옵션 투자를 제의했다. 결국 이씨의 실력을 철석같이 믿은 김씨는 지난해 5~8월 11차례에 걸쳐 무려 33억8,000만원을 이씨에게 건넸다.

이씨는 7월 중순 “지금까지 4억3,000만원 정도 수익이 발생했으니 벤츠 스포츠카를 한대 사 달라”고 요구, 김씨에게서 9,000여만원을 따로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씨가 김씨의 연락을 피했고, 그 때서야 김씨는 속았음을 깨달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박준효)는 14일 이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과거 주식투자로 이익을 본 적은 있지만, 김씨의 투자금 30억여원은 대부분 손실을 봤다”며 “그러나 최근까지 8억원 가량을 갚고 계속 피해를 변제하는 중이라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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