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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년회 술시즌… 지지율 빅3 주량·술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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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년회 술시즌… 지지율 빅3 주량·술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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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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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건설회사 회장을 지냈기에 술을 즐길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독실한 기독교도인데다 건강이 좋지 못했던 탓도 있지만, 술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여태껏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그는 포항중학 시절 어려운 환경 탓에 끼니를 술 찌꺼기(지게미)로 때우곤 했다. 어느 날 교실에서 술 냄새를 풍기며 흐느적거리던 그에게 담임 교사가 “벌써 술을 먹는다”고 호통을 쳤고, 그날 이후 가급적 술을 마시지 않기로 다짐을 했다.

피치 못할 자리에서는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 몇 잔은 마시지만, 술잔이 계속 돌 경우 “감기에 걸렸다”며 사양한다. 특유의 쉰 목소리 때문에 동석한 사람들이 잘 믿어준다고 한다고 한다. 보통 폭탄주는 2~3잔, 소주는 반 병 정도에서 멈춘다. 크게 부담 없는 자리라면 와인을 마시자고 권한다. 물론 술을 혼자 마시는 경우도 없다.

이 전 시장은 술에 대해서는 부하직원에게 ▦공적인 자리 외에 즐기지 말 것 ▦먹더라도 만취는 금지 ▦많이 먹어도 흐트러지지 말 것 등의 ‘3금령’을 강조한며, 본인도 늘 이를 되새긴다.

술을 좋아하지 않다 보니 특별히 즐기는 주류나 나름의 주법 등은 따로 없다. 만취는커녕 얼굴이 붉어진 기억도 별로 없어 주량도 가늠이 잘 안 된다. 숙취 해소를 위해 다음날 조깅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술과 관련한 유일한 습관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술'보다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주량은 술잔에 입을 대는 정도다. 거의 마시지 않는다.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해 유권자가 건네는 소주 3잔을 먹고 "머리가 띵하고 몸을 가누기 힘든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가급적 안 먹었다고 한다. '폭탄주를 몇잔 먹었다'는 소문도 있는데 본인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그는 마시진 않지만 술자리의 흥을 깨뜨리지 않는다. 늦게 자리해 "3잔을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는 짓궂은 요청이 들어 오면 "그럼 3모금 하면 되겠죠"라며 분위기를 맞추는 식이다.

직접 폭탄주를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한잔 한잔씩 건네는 것을 좋아한다. 각종 폭탄주 종류와 제조법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좌중을 웃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의 '썰렁 농담'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늘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고 한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나 농담으로 하도록 하는 것도 박 전 대표의 술자리 스타일이다.

박 전 대표는 전통 주에 대한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짬을 못 내지만,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수집하고 조금씩 음미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각종 전통주에 대한 소감을 정리한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기도 했다. 자택으로 손님을 초대하면 백세주와 함께 일정 양 이상 따르면 밑으로 흘러내리는 계영배를 내놓는다.

고건 전 총리는 자타 공인 애주가다. 주량은 소주 1병 정도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 이상이라는 게 주변의 얘기다. "취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는 "인간과 인간간 소통에 유용한 수단"이라는 술 철학을 갖고 있다. 1975년부터 30대 후반의 나이에 전남지사로 재직할 때 일화는 유명하다. 전남 관내 읍면장 100여명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참석자들 모두와 소주 한잔씩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개발'한 술도 있는데 일명 '설산주'다. '산'소주와 '설중매'라는 매실주를 섞어 만든 칵테일이다. 폭탄주도 좋아하지만 고 전 총리는 폭탄주라는 이름을 싫어한다. 반드시 '화합주'라고 부른다. 그의 화합주는 '텐텐주'(맥주와 양주를 각각의 잔에 가득 채워 섞는 것)로도 유명하다.

호프집과 맥주를 좋아하는 것도 특징이다. 명지대 총장 시절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시작한 '호프미팅'은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저녁 식사 후 2차를 갈 때도 호프집을 즐겨 찾는다.

애주가이지만 고 전 총리는 술 좌석에서 절대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얼굴색이 변하지 않고, 실수를 한적도 없다고 한다. 오랜 공직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다. 특히 대선주자로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더욱 자제한다. 술 마신 다음날 최고의 속풀이 메뉴는 부인이 끓여주는 콩나물 해장국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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