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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홀리데이' 솔로들이 봐야 할 유쾌한 사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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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홀리데이' 솔로들이 봐야 할 유쾌한 사랑 만들기

입력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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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자’. 연말연시가 되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이 말도 <로맨틱 홀리데이> (원제 The Holiday)의 두 여주인공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처럼 멀기만 하다. 극 초반까지는.

할리우드에서 끗발을 날리는 영화예고편 제작자인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와 런던 교외에서 사는 신문사 에디터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 ‘남친’과 와인 잔을 기울여야 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두 사람은 황망하게 사랑을 잃는다. 그러나 연말을 눈물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인터넷에서 ‘옷깃’이 스친 둘은 대서양 건너 집을 바꿔 색다른 휴일을 맞는다. 그리고 운 좋게도 연말 연애 전선에서 막판 역전극을 노릴 기회를 잡는다.

연말 극장가를 물들일 숱한 국내외 핑크빛 영화들 중 출연진이 단연 묵직하다. 아만다와 육체적 사랑을 먼저 나누었다가 연정을 키워가는 그레이엄 역은 주드 로가, 아이리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훈남’ 마일스는 잭 블랙이 맡아 중량감을 더한다.

포스터만 봐도 누가 누구의 짝으로 나올지 금세 짐작이 갈만큼 배우들은 외모부터 궁합을 맞춘다(네 배우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후문). 여기에 <왓 위민 원트> 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의 낸시 마이어스 연출까지. <로맨틱 홀리데이> 는 전형적인 고급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진용을 갖추고 있다.

눈 쌓인 런던 교외의 아담한 집과 따스한 바람이 부는 로스앤젤레스의 대저택이 대비를 이루면서 펼쳐지는 잔잔한 사랑이야기가 ‘장장’ 135분간 이어진다. 불쑥불쑥 등장하는 소소한 유머가 만만치 않은 상영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예를 들면 이런 식. DVD판매점에서 아이리스와 데이트를 즐기던 마일스가 더스틴 호프만의 연기를 언급하자, 호프만이 나타나 “이놈의 인기는…”이라고 한마디를 툭 던진다. 마일스가 “한스 짐머의 (영화)음악이 끝내줘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는데 이 영화의 음악은 한스 짐머가 담당했다.

겨울과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빚어내는 낭만을 잃지 않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 두 여자가 새로운 사랑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자아를 새롭게 구성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남녀관계의 복잡한 이합집산이나 첨예한 갈등에서 비롯되는 자극적인 코미디를 원한 관객이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14일 개봉, 15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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