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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후 가정형편 따라 학력격차 '대학생 멘토링'이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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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후 가정형편 따라 학력격차 '대학생 멘토링'이 메운다

입력
2006.09.2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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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중소 도시 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윤숙이(46) 교사는 요즘 수학 시간이 곤혹스럽다. 방학 전에는 한 두 번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했다. 그런데 여름방학을 보내고 나자 3,4번을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설명도 하기 전에 알아채는 학생으로 양분돼 있다. 그는 “가정 형편에 따라 방학을 보내는 방식이 극과 극”이라며 “그 차이는 개학 후 학업 격차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2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가량이 지난 요즘 일선 초등학교 교사들이 수업에 애를 먹고 있다. 견문을 넓히고 학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방학을 이용한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간에 수업 이해력에 차이가 생겨 일정 수업 난이도를 유지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14일 소득 상ㆍ하위 20% 가구의 사교육비 월 지출액이 각각 28만1,070원과 4만580원이라고 발표했다. 6.9배의 차이는 월평균 사교육비 통계 작성이래 가장 큰 차이다.

서울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 김모(36ㆍ남) 교사는 “대체로 가정 형편에 따라 사교육에서 차이가 나고 그 차이가 학력차로 이어지는 일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방학이 그 격차를 급격히 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방학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대학생 귀향 멘토링 제도’가 주목 받고 있다. 멘토링제는 대학생이 방학을 이용해 고향 후배들에게 학습 및 특기적성을 지도하고 대학생은 소속 대학에서 봉사 학점을 받는 제도다. 3,714명의 초중고 학생들이 715명의 대학생들로부터 여름방학 동안 80시간의 과외를 받았다.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시행된 대학생 멘토링제의 성과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멘토링제에 참여한 초중고생(멘티)과 대학생(멘토)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멘티의 97%, 멘토 대학생 100% 전원이 자신의 경험과 멘토링제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또 대학생 멘토링제가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됐는가’라는 질문에는 멘티 98%, 지도교사 88%가 ‘그렇다’고 답했다.

충남 서천 송석초등학교에서 멘토 활동을 벌인 신애영(21ㆍ공주대 국어교육과 2)씨는 “교생 실습도 중요하지만 대상이 모교 후배들이어서 더욱 애착을 가지고 가르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 4시간씩 20일 동안 모두 80시간을 멘토로 활동한 신씨는 교육청으로부터 80만원을 받았다. 충남 홍성여중 2학년 주연진(15)양은 “언니 오빠 같은 대학생 선생님들의 수업이 학원 수업보다 더 재미있고 머리에 쏙쏙 잘 들어왔다” 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 이영이 장학사는 “멘토 관리와 지도교사 임무가 불분명해 멘토들이 혼란을 겪는 등 일부에서 문제점들이 드러났다”며 “전국적인 차원에서 운영 결과를 분석해 미흡한 점을 보완한다면 방학으로 인한 학생들의 격차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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