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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입시안‘사교육 진흥’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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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입시안‘사교육 진흥’ 되지 않게

입력
2006.09.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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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논술고사 비중을 크게 높이는 내용의 2008학년도 정시모집요강을 밝혔다. 서울대 입시는 전체 대입시 경향을 주도하고 공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번 서울대 입시요강은 학생 선발권이 제약된 상황에서 대학이 그나마 학생의 학업적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책으로, 단편적 지식 암기에 치우친 고교 교육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사교육 확산의 불안감이다. 그러나 서울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두 차례 제시한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 예시문항을 통해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했다. 제시문 등을 교과서 내용으로 한정해 학교 교육만으로 준비가 가능토록 한 것이다. 수학·과학 관련 문제도 풀이과정이나 정답보다는 개념과 원리 이해를 통한 해결능력을 요구, 본고사 부활 논란도 비껴 갔다.

사실 사교육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선행학습, 예상·기출문제 반복풀이는 단순 문제풀기식 수능 대비에 더 효과적인 방식이다. 교육당국이 그토록 강조하는 수능 내신위주 입시가 사교육 완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서울대 논술형태는 평소 독서 및 사고습관이 형성돼 있지 않으면 단기간에 요령으로 대처하기 쉽지 않다. 최근 논술 사교육시장의 급팽창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올해 서울대 입시에서는 수능과 달리 논술 성적에서는 지역적 차이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가르칠 능력이나 경험있는 교사가 없다는 일부 학교현장의 목소리는 무책임하다. 창의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방향이 옳다면 학교도 그 방향으로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교육시장의 창궐은 어떤 이유로든 결국 공교육이 성의와 노력 부족으로 질 경쟁에서 뒤처진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요강이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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