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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해외결연 실상은 절연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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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해외결연 실상은 절연상태

입력
2006.08.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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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당시 조해녕 대구시장은 14명의 시 대표단과 함께 자매결연 협의를 위해 미국 달라스시를 방문했지만 40분간 기다리다가 끝내 시장 면담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전에 준비도 하지않고 무턱대고 갔다가 자매결연을 맺기는커녕 망신만 당하고 온 셈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해외도시 자매결연 사업이 겉돌고 있다. 국제교류를 통해 지자체의 시야를 넓히고 해외시장개척과 투자유치활동 등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일회성 행사에 외유성 방문이나 단체장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일회성 행사후 단절

국내 지자체의 해외자매결연은 1961년 경남 진주시가 미국 오레곤주의 유진시와 결연을 맺은 것을 시초로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가 34개국 146개 도시와 결연을 맺고 있다. 또 기초단체의 경우 167개 시ㆍ군ㆍ구가 46개 국가 368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해놓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무늬만 자매도시일 뿐 실제교류가 이뤄지거나 성과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로 대전시는 일본 오다(大田)시와 한자 지명이 똑 같은 인연으로 1987년 자매결연을 체결한 후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교류실적은 전무하다. 오다시는 인구 4만2,000명의 소도시로 광역시인 대전과는 애초 격이 맞지 않았다. 오히려 '1개국 1도시 자매결연 원칙'상 대전시 스스로 발목을 잡아 정작 최근 경제과학교류가 활발한 쓰쿠바나 삿포로 등과는 결연을 체결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9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으나 이중 미국 오하이오,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주, 터키 불사주, 스페인 가스띠야 레온주와는 사실상 교류가 단절된 상태다. 이들 도시는 경북도가 각종 행사에 초청장을 보내도 아예 응답조차 없다.

대부분 다른 지자체들도 많게는 20여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지만 실제 교류는 취임 축하 서신 교환정도가 이뤄질 뿐이다. 일부 지자체가 중국과 일본 등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사례도 있지만 손으로 꼽힐 정도이다.

●의원, 공무원들 외유수단 활용

자매도시와의 교류도 사실은 단체장과 지방의원, 공무원의 외유성 방문에 치우쳐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예산은 지자체별로 연간 4억원부터 많게는 10억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하지만 90% 이상이 방문 경비 및 공무원 파견 체재비로 나간다. 1년에 수천만원씩 지원해 파견한 공무원이 하는 일도 자료 취합이나 지역교포 여론 수집 등으로 사실상 외유성 연수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공무원과 기업체 대표 등으로 통상촉진단이나 투자유치단을 구성해 자매도시를 방문하고 있지만 외자유치는 고사하고 수출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10여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의 외교전문가를 국제관계자문대사로 자치단체에 파견하고 있으나 외교부 관료들의 쉬어가는 자리로 활용될 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제자문대사는 현재 전국 9개 시ㆍ도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 국제교류 담당 직원은 "자매도시와의 교류에서 경제적 실익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투자유치 등은 자매도시와 무관하게 다른 채널에서 추진한다"며 "자매도시 체결은 사실상 단체장의 구미에 따라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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