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을 돕기 위해 내놓은 성금 규모가 주요 대기업이 스스로 평가하는 재계 서열을 보여주고 있다. 인수ㆍ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가는 기업들은 객관적 서열보다 높은 수준의 성금을 내는 반면, 사업 구조조정이나 내실 위주의 경영을 펼치는 곳은 상대적으로 낮은 규모를 기탁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30대그룹 대부분이 수재의연금을 내놓았는데, 그룹별 성금 액수가 재계 서열과 자산 규모에 비례하고 있다.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상위 4대 그룹은 자산 총액의 0.005% 안팎을 지원했다.
비금융 계열사 자산총액이 100조4,090억원인 삼성은 50억원을, 현대ㆍ기아차(60조8,920억원)와 LG(54조4,320억원)는 30억원을 내놓았다. 반면 SK그룹(54조5,310억원)은 LG그룹보다 자산규모가 크지만, 5억원 적은 25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 전달했다.
자산규모 10조원대인 한진,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등 서열 10위 이내 그룹들은 5억~7억원을 냈으나, 최근 공격 경영을 펼치는 금호아시아나는 서열 6위인 GS그룹과 같은 10억원을 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로 높아진 금호아시아나의 위상에 걸맞게 성금을 냈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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