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폭파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현희(44)씨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국가정보원 진실위는 김씨의 입을 열기 위해 1년 6개월 동안 안간힘을 썼지만 실패했다. 진실위는 “13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며 “남편과 친척을 통하거나 성직자를 통한 신앙고백 형태로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밝혔다.
진실위는 “김씨는 자신에게 호의적이던 국정원이 진실위를 만들어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1987년 11월 KAL기 폭파 사건의 주범으로 사형 판결을 받은 김씨는 90년 4월 특별사면됐다. 이후 옛 안기부의 보호아래 외부 강연과 수기 출간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지만 97년 자신을 경호하던 전 안기부 직원 정모씨와 결혼하면서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2000년 아들, 2002년 딸을 낳은 뒤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김씨는 2003년 말 “KAL기 폭파 사건이 사전 조작됐다”는 소설에 대한 명예 훼손 소송이 제기돼 검찰 소환 대상에 오르내렸고 당시 자택과 친척집을 오가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국정원은 “주소 공개는 위법인데다 이한영씨처럼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진실위에 김씨의 주소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 이씨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처조카로 러시아 유학 중이던 1982년 귀순한 뒤 97년 남파간첩에 의해 살해됐다.
진실위 관계자는 “김씨 문제는 우리 손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며 “설사 조사를 한다 해도 강제 조사권이 없어 김씨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사건 전말이 영원히 미궁에 빠질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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