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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유통대전/ (상) 달라지는 재래시장… "싸구려 옛말" 명품아울렛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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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유통대전/ (상) 달라지는 재래시장… "싸구려 옛말" 명품아울렛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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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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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통업계의 골리앗인 까르푸, 월마트의 잇딴 철수를 계기로 국내 유통업계에 무한 경쟁시대가 도래했다.

외국의 대형업체도 한국형 체질에 맞추지 못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국내 유통시장은 하루하루가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향후 생존 전략을 3차례에 걸쳐 심층 진단해본다.

25일 오후 서울 명동 하이해리엇 5~7층에 위치한 명품아울렛코너. 잘 차려 입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짝 지어 쇼핑을 즐기는 이 곳은 겉보기에는 백화점 명품관과 다를 바 없다.

대신 가격면에서 시중 면세점보다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구찌와 페레가모, 프라다 등 명품매장이 30~80평 규모로 널찍하게 들어서있고, 휴식공간까지 갖춰져 쾌적한 쇼핑도 보장된다.

10년째 가이드생활을 하고 있는 김영란(43ㆍ여)씨는 “명동 한복판에 명품아울렛이 입주했다는 소식이 일본인 사이에 입소문이 돌면서 일본인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관(38) 점장은 “명동에 명품관이 생긴 것은 재래시장의 변화를 알려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렴한 가격과 넉넉한 인심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다가서던 대형 재래시장이 경기침체 속에 공룡 할인점들의 대공세에 위축되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그나마 유지하던 토종 패션시장으로서의 자존심도 저가의 중국제품의 유입에 휩쓸려 무릎을 꿇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 명동,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일부 재래시장의 변화는 재래시장의 활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본과 마케팅을 무기로 한 공룡 할인점 업계의 무차별 영역 침범에 맞서 대대적인 변화와 변신으로 부흥의 나래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일번지 명동은 30~40대 주부 중심에서 20대 복합 패션 레저 문화공간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곳의 주말 유동인구는 45만명에 달하며, 이중 70%가 20대다. 명동은 한류 열풍의 덕을 톡톡히 본 케이스로 꼽힌다. 변화의 움직임은 올해 초 문을 연 하이해리엇이 대표적이다. 이 점포는 밀리오레, 명동의류, 캣츠21 등 중저가 위주의 패션상권과는 달리 명품 쇼핑몰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국내 최대 패션시장인 동대문은 1990년대말~2000년대 초 전성기를 경험한 상인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동대문의 강점은 유행을 빨리 감지, 신제품을 만들어 내면서도 가격이 싸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제품과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쇼핑몰에 시장을 대거 잠식당했다. 그 와중에 최근 2~3년 사이 3만개를 헤아리던 점포수가 15~20%가량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다.

동대문시장을 위기에서 구해낸 ‘백기사’는 청계천의 역사적인 복원이었다. 지난 해 9월 청계천이 복원된 후 동대문을 찾는 유동 인구는 주말의 경우 20만~25만명선으로 복원 이전에 비해 2배 늘어났다. 덕분에 상가 매출도 20~30% 늘었다고 이곳 상인들은 전한다.

이에 맞춰 상가도 변신에 나섰다. 동대문상가의 핵심 상권인 두산타워는 매장 규모의 대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3평 위주의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과거와는 달리 매장당 규모를 10~12평 규모로 늘린 백화점식 브랜드형 매장을 구성했다.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유명세를 타는 디자이너들도 대거 영입했다.

중국의 저가제품에 밀리고 있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개성공단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동대문시장 상인연합회 송병렬 국장은 “개성공단에 2만평 규모로 300~400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남대문은 여전히 ‘한기(寒氣)’가 돌고 있다. 북적대는 명동과는 달리 주말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한산하다. 명동에서 길 하나 건너에 위치해 있지만 쇼핑객들에게 그 길을 건너게 만드는 별다른 인프라 구축이나 변신의 움직임이 더디기 때문이다.

두산타워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업태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대형 재래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재래시장도 과감한 체질개선으로 고객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나름의 블루오션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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