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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닉 라일리 GM대우자동차 사장/ "美, FTA서 철폐 주장 한국 車세제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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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닉 라일리 GM대우자동차 사장/ "美, FTA서 철폐 주장 한국 車세제 문제없다"

입력
2006.06.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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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크게 뜨되, 입은 꾹 다물어라."

닉 라일리(57) GM대우자동차 사장은 8일 전북 무주에서 신차 발표에 이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국자본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한국식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일리 사장은 7월말이나 8월초 부임 예정인 후임자에 대한 조언을 묻는 질문에 "미국이나 유럽기업과는 다른 한국적 경영환경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몸으로 부딪히며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먼저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이해해야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만큼 '눈은 뜨되 입은 닫고' 생활해야 최고경영자(CEO)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2002년 부임한 그는 실제 외국인 CEO로는 드물게 부하 직원들과 함께 축구를 하고, 폭탄주를 돌리는 등 스킨십 경영을 실천해왔다. 영국 출신답게 축구에도 조예가 깊다.

라일리 사장은 스스로 강조해온 '한국적 리더십'을 발휘, 2002년 30만대 수준이던 판매대수를 2005년 115만대로 4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올해에는 150만대가 목표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인정받아 7월 1일자로 GM 아시아ㆍ태평양지역본부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본부(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지만 GM대우 이사회 의장 자리는 계속 유지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과 한국 정부가 드리운 이상한 규제 환경에는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에 급속히 편입돼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2년 한ㆍ일월드컵은 한국 기업들의 좋은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최근 특정 기업은 불투명한 기업관리로 그 동안 쌓아온 좋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했으면서도, 오너의 사법처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칭찬과 비판의 양면적인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003년 정부가 현대ㆍ기아자동차와만 협의한 뒤 경차 규격을 갑작스럽게 개정하려고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GM대우는 기존 규격에 맞춰 신차를 개발 중이었는데, 규격 변경이 이뤄질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며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정부와 충분히 협의해 대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종의 차별이라고 판단한 그는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 규격 변경 시점을 당초 2006년에서 2008년으로 연기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농산물이나 기타 다른 분야에서 진통을 겪겠지만, 한미 FTA가 타결되면 모두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강력하게 철폐할 것을 주장하는 자동차 세제(배기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며 미국측 입장과 다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배기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건 한국만의 정책이 아니며, 미국 입장에서도 FTA 협상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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