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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남 모자 상봉 허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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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영남 모자 상봉 허용 왜?

입력
2006.06.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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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영남 상봉 통보 이유는

북측이 8일 고교 시절 납북된 김영남씨의 모자 상봉을 통보한 것은 이례적이고 전격적이다. 정부 당국자도 “6ㆍ15 이산상봉 때 만나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북측은 그 동안 “납북자는 우리 땅에 단 1명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욱이 김씨는 일본에서 문제삼고 있는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북측은 김씨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봉까지 허용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는 납북자 문제를 경제지원과 연계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국제사회에 인도주의적 이미지를 보이려고 한 북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종석 통일부장관 취임 후 납북자ㆍ국군포로 문제를 중점 정책과제로 설정했지만 북측의 부인과 반발로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일본 외무성이 김씨 가족과 메구미의 딸 김혜경의 혈연가능성을 제기, 이 문제가 국제이슈로 부각되자 정부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정부가 생각해낸 방법이 납북자 문제와 경제적 지원의 연계다. 정부는 4월 18차 장관급 회담에서 납북자 생사확인, 상봉, 송환 등의 단계에 맞춰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면 남쪽에 있는 30여명의 장기수 송환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북측에는 물러설 공간을 주고, 국내 여론에는 납북자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당시 북측도 “해당 기관에서 김씨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예상 밖의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두 달 가까이 답변을 미루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상봉을 통보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결정된 조건없는 상봉”이라며 대북 지원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6일 제주에서 끝난 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 회의 결과를 보면 드러나지 않은 연계성이 읽힌다. 북측은 군부가 반대하는 열차 시험운행과 8,000만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 지원을 연계하는 데 동의했다. 경제재건이 시급한 북측 내각과 대남라인은 남북관계의 걸림돌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 경제지원 확대의 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또 이번 결정으로 일본 등 국제사회에도 인도주의적 메시지를 던졌다. ‘당근 제시와 설득’을 병행한 남쪽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대북 압박에 무게를 둔 일본식 해법에 대한 거부한 측면도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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