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돌아오길 바랄 뿐입니다."
7일 낮 회사로부터 납치 사실을 전해 들은 피랍 근로자 가족들은 초조함과 걱정 속에서 협상 소식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대우건설 김상범(50) 과장의 부인 한모씨는 "남편과는 매일 인터넷 메신저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며 "어제 저녁에도 '집에는 별일 없느냐.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이 왔었는데…"라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김 과장은 나이지리아에서 12년을 근무한 것을 포함해 20여년을 해외 일한 배관전문가다. 한씨는 교생실습 중인 딸이 걱정할까 봐 아직 남편의 피랍소식도 알리지 않았다.
같은 회사 박창암(45) 과장의 부인 정모씨는 "어젯밤 남편과 통화를 할 때만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라며 초조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과장은 울산 여천공단에서 20여년 근무하다가 2004년부터 대우건설 전기기술자로 나이지리아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연로하신 시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 봐 아직까지 피랍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했다"며 "남편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희동(30) 사원의 부친도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말할 수 없이 답답하다"며 "회사 사람들 얘기로는 종종 있는 일이고 협상이 잘 되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니까 그 말을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걱정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지만 회사의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한국가스공사 김옥규(40) 과장의 부인 이모씨는 "2개월 전 휴가 나왔을 때 귀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씨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걱정하면 안될 텐데 남편의 납치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권혁준(38) 대리의 가족들도 피랍소식을 접하고 초조하게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리는 2년여의 파견 근무를 끝내고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부산=박상준기자 sjpark@hk.co.kr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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