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월드컵 기사를 찾아보는 것도 월드컵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 한국일보가 창간된 1954년은 한국대표팀이 사상 두번째로 참가한 제5회 스위스월드컵이 열렸다.
한국일보는 6월9일 창간하자마자 16일부터 7월5일까지 열린 대회 소식을 전했다. 교통, 통신수단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어 기자의 현지취재는 물론 당일 경기결과를 아는 것도 불가능해 외신을 통해 2~3일 후에나 경기결과를 전했다. 지면 역시 현재와는 달리 8개면 뿐이어서 체육관련기사는 ‘스포-쓰’란 조그만 코너를 만들어 단신 형태(사진)로 게재됐다.
스위스월드컵 소식은 19일자에 처음 실렸다. 당시는 월드컵이란 표현 대신 ‘세계배 쟁탈 축구 선수권대회’로 표기했다. 중국식 한자표기를 차용한 각국의 이름도 재미있다. 佛蘭西(불란서)가 프랑스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스위스를 瑞西(서서), 터키를 土耳其(토이기) 등으로 표기했다. 한국대표「팀」 「항가리」 「깨임」 「제네바」 「스코어」등 영어표현에 꺾기 기호를 넣어 한글과 구분을 철저히 한 점도 특이하다.
한국전 첫 소식은 20일자에 실렸다. 예선리그에서 헝가리에 0-9 대패를 알리는 기사였다. 전반 4골을 내주고 후반엔 무려 5골을 내준 참패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월드컵에서 단 한번이라도 이겨보자’란 바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짐작해볼 만하다. 이어 ‘한국축구석패’란 제목으로 23일 터키에 0-7로 패한 내용을 전했다.
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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