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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자들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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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자들 "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06.05.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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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 말아?’

정부 관계자들이 연일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시장 전문가들은 다소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로인해 예비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연일 버불 붕괴를 경고하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이 총대를 맨데 이멘데 이어 18일에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까지 나섰다.

한 부총리는 2005년 ‘강남 3구’의 33평형 아파트 가격이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대비 18.9배로 집값 하락 직전이었던 90년 12월의 21.7배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버블 붕괴 가능성을 강조했다.

실제 시장 조사에서도 서울 강남권 등의 아파트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건교부와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3년부터 4월까지 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평촌신도시, 용인시 등 소위 ‘버블세븐’ 지역의 연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세가 상승률의 7.4배에 달했다.

강남구는 매매가가 연평균 12.5% 상승한데 반해 전세가격은 0.6% 오르는데 그쳐 상승률 격차가 21배에 이르렀다. 이는 이들 지역 아파트가 거주의 대상이라기보다 투자 또는 투기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현재 매매가에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문제 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최근의 공세가 지나치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굿모닝신한증권이 96명의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4.6%가 “향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25.0%에 그쳤다. 또 56.3%가 일부 강세지역의 상승세를 전망하는 등 지역별 부동산 가격 차별화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의 주된 ‘공격 대상’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3ㆍ31대책 이후 장기적인 가격 위축을 예상한 응답자는 31%에 그쳤고, 나머지는 별 영향이 없거나 단기 위축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올해 주택가격은 안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 확대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4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선거를 거치면서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는 만큼 내년에는 주택가격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골탕을 먹는 것은 정부를 믿느냐, 시장을 믿느냐의 갈림길에 선 주택 수요자들이다. 회사원 박모(41)씨는 “수도권 아파트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사야 할 지, 기다려야 할 지 혼란스럽다”며 “일단 5ㆍ31 지방선거 이후 가격 변화 추세를 지켜본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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