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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세계타이틀戰' 추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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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세계타이틀戰' 추진하나

입력
2006.05.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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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와인 역사를 뒤집어 놓을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와인의 지존’이었던 프랑스 보르도 와인과 갓 생산을 시작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과의 결투에서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산(産) 레드 와인이 승리한 것이다. 후일 ‘파리의 심판’이라 이름 지어진 이 대결은 프랑스 와인 역사의 비극으로 여겨질 만큼 프랑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뭉개버렸다.

당시 와인 이름을 가린 채 진행된 시음 행사에 참가했던 심사위원 중 일부는 자신이 싸구려로 여겼던 미국산 와인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울분을 터뜨렸다. 심사위원 조차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세기의 심판이 있은 지 30년이 지난 올해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 리턴매치가 와인 업계 사이에서 활기차게 추진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울먹이는 프랑스: 아직도 붉어진 얼굴로 76년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나라’라는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한 뒤 그러나 와인 생산업자들의 반발로 대회 성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포도 농장이 대결을 꺼리는 이유는 “다른 대륙서 만들어진 와인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다. 보르도 지방에서 샤토 마고 와인을 생산하는 뽈 몽틀리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와인의 대결을 “모차르트 교향곡을 베토벤 작품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굳이 와인을 비교하려면 같은 지역서 생산된 다른 상표를 견주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30년 전 뜻밖의 대어를 낚으며 무명에서 일약 일류 와인으로 도약한 캘리포니아도 2등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신문은 “양측 모두 패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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