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수호(58)씨가 시집 ‘나의 배후는 너다’(모멘토 발행)를 냈다. 국어교사 출신인 그가 전교조 결성을 주도하다 1991년 구속되면서 쓰기 시작, 15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시들을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배후는 있다/ 동해 일출과 서해 낙조/ 떠도는 구름 고운 별무리/ 그 뒤에는 언제나 하늘이 있는 것처럼/ 너의 뒤에도 하늘이 있다’
표제시의 이런 구절처럼 그의 시편에는 투쟁현장의 날선 목소리 대신 내면을 살피는 순정한 마음이 묻어난다. 그는 시집 후기에서 “오늘도 나는 삶의, 운동의, 투쟁의 현장인 학교에 있다. 수업을 마치면 부끄러움에 온 몸이 떨린다.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가장 귀하고 중요한 나의 자리임을 확인한다. 교문을 들어서며 아이들에게 오늘 하루 염치없는 교사는 되지 말아야지 한다”고 썼다.
이씨는 89년 전교조 결성으로 해직된 뒤 전교조 부위원장, 국민연합 집행위원장 등을 지내다 98년 복직했다. 이후 민주노총 사무총장, 전교조 위원장에 이어 지난해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올해 서울 선린인터넷고 평교사로 다시 교단에 돌아왔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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