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전후 최장기 호황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개최된 일본 전국 경제산업국장회의에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 장관 등 참석자들은 일본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의 호조 상황 등에 힘입은 것으로, 지금까지의 ‘완만한 개선 경향’이란 표현보다 한층 격상한 경기 판단이다.
요사노 가오루(輿謝野馨) 경제재정ㆍ금융 장관은 전날 “현재의 경기 회복 국면이 “이자나기 경기를 가볍게 제치고 내년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더욱 확실한 선언을 했다.
1965년 11월부터 1970년 7월까지 57개월간 지속된 이자나기 경기는 2차 대전 후 최장기 호황으로,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창조신 중 하나인 ‘이자나기’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당시의 호경기를 평가했다. 2002년 2월에 시작된 이번 경기는 4월로 전후 2번째로 길었던 ‘버블경기’(1986년 12월∼1991년 2월)와 같아지며, 11월 이후까지 지속될 경우 이나자기 경기를 제치게 된다.
최근의 경기회복 국면은 강력한 구조조정 효과에 의한 기업수익의 회복 등을 주요 동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동산투기로 광분했던 버블경기와는 달리 지속가능한 기업수익과 설비투자동향, 개인소비 등에 관한 지표가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대의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10% 이상 계속됐던 이나자기 경기와 5% 전후였던 버블경기 때처럼 국민들이 호경기를 피부로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듯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취임한 이후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일본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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