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고전 뮤지컬‘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가 초연 50주년을 한 해 앞두고 미국 브로드웨이 캐스팅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세계적인 지휘자 겸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이 음악을 맡고 현대무용의 거장인 제롬 로빈스가 안무와 연출을 담당한 이 작품은 1957년 초연된 이후‘전 세계 뮤지컬계에 내려진 선물’‘뮤지컬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등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토니상 뮤지컬 부문 최고안무상 등 3개 분야를 휩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3월 내한공연을 앞두고 지난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의 테아트로 코뮤날레 (Teatro Comunale) 극장에서 공연중인 월드투어팀을 만났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조이 맥닐리(JoeyMckneelyㆍ39ㆍ사진)는 “기본적인 안무와 음악은 오리지널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당시 뉴욕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과 빔프로젝트를 활용한 영상효과, 3차원적 무대 전환 등 리얼리즘적 연출이 초연작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0년대 미국에서 태어난 폴란드계 소년들로 구성된 갱단‘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조직‘샤크파’의 대립으로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주인공‘토니’와 ‘마리아’의 비극을 통해 미국 이민사회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러나 보지 않고도 이미 다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고전의 피할 수 없는 굴레. 맥닐리는 “투어를 해보면 젊은이들이 요즘 뮤지컬이 갖지 못한 클래식한 요소를 더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민과 관련된 사회적 갈등은 작품 초연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여서 어느 국가에서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만 2,000회 가까이 지휘한 음악감독 도널드 챈(Donald Chanㆍ65)은 “이 작품은 클래식과 재즈, 라틴뮤직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어우러진 최초의 뮤지컬”이라며 “번스타인의 이런 음악적 매력이 이 작품의 오랜 생명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맥닐리는 “춤이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의 한 부분인 이 작품의 특성을 살려 배우들도 현대무용처럼 몸으로 스토리라인을 표현하도록 주문했다”며 “이번 공연에서 원작에 가장 가까운 안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선댄스 프로덕션(Sundance Production)과 독일의 비비 프로모션(BB Promotion)이 공동제작한 이번 작품은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거쳐 한국 무대에 올려진 뒤 싱가포르, 일본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3월5~12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1544-1559.
볼로냐=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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