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일 訪中, 軍원로들에 "中변화 직접 보라"
알림

김정일 訪中, 軍원로들에 "中변화 직접 보라"

입력
2006.01.18 11:29
0 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광둥(廣東) 등 중국 남방 방문이 개혁에 미온적인 군 원로들을 설득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분석은 50여명의 김 위원장 방중 수행단 면면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전병호 노동당 중앙위 군사담당비서 등 중앙군사위 위원 등 군 원로들과 사단장급 군 인사들이 수행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북한측 관련 인사는“군 원로들에게 개혁 현장을 직접 시찰하게 하고, 중국 차세대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게 함으로써 개혁 개방에 회의적인 이들의 태도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식 개혁 개방을 위한 내부의 추진력을 얻으려 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북한 고려항공이 70~80대 군 원로들을 중국 개혁 개방의 상징지역으로 실어 나르고,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 방문했던 우한(武漢) 등지를 군 원로들과 동행해 김 주석 추억을 되새김질하게 한 행적 등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중국도 북한 군 원로들과 친분있는 군ㆍ당ㆍ정 원로들을 동원, 접촉토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수행원단 구성이 지난해 10월 방북해 개혁 개방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문했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설도 흘러나온다.

이런 분석은 최근 김 위원장이 개혁 개방 지향적인 젊은 경제관료들과 유학파 경제 브레인들을 군사위에 배속시켜 군 원로 경제교육에 나서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이 교육에 참여했던 한 북측 인사는“군 원로들을 상대로 강의하다 보면 대부분 반응이 없다”며 군부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남방 순례라는 강도높은 현장교육 처방이 불가피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들은 북한이 김 위원장 한 사람만의 힘만으로 굴러가지 않고, 군부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북측의 한 인사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군부의 힘은 막강하다”고 말했다.

북한 군부는 개혁 개방 움직임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사업 때문에 북한군 8개 여단을 소개했지만 겨우 20여개 남측기업만이 입주한 상황은 군부의 대표적인 불만 대상이다. 군부는 김 위원장의 한국 답방에 반대하며, 적장자가 김 위원장의 권력을 승계하고 군부가 후계자를 보호하는 권력구도를 선호하고 있다는 게 북측 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번 방중이 북한 군부 설득용이라는 분석은 방중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행보에서 자연스럽게 그 옳고 그름이 드러날 것이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