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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투복' 입은 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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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투복' 입은 朴대표

입력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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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2일 다시‘전투복장’인 바지를 착용했다. 스커트 대신 검은색 바지에 회색 자켓을 입은 모습은 마치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과 비슷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국가보안법이 국가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사학법은 우리의 미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사학법 날치기에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 동안 민생을 위해 장외투쟁을 자제하고, 농성도 국보법 때 한번 뿐이었다”며 당분간 민생행보도 접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박 대표의 이례적인 분노와 결기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우려도 적지 않다. 앞서 10월 강정구 교수 사태 때 구국운동을 선언했지만 정작 의원들의 지원사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결국 박 대표의‘나 홀로 투쟁’이 돼 상처만 입은 전례 때문이다.

박 대표 측근들은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고 말한다. 사학법 개정안 강행처리에서 드러난 여권의 노골적인 보혁 편가르기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자체 분석에서다. 이들은 박 대표에 비판적이었던 소장파도 대여투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기국면으로 간 뒤에도 박 대표가 계속해 의원들의 결속력을 지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중진 중 상당수는 광역단체장에 눈길이 쏠려 있고, ‘웰빙족’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태상 장외투쟁을 감당하기에는 동장군의 칼 바람이 너무 매섭다는 자조도 있다. 박 대표가 내세운 “전교조가 사학을 장악하려 한다”는 투쟁명분 자체에 대해 “색깔론식 접근은 안 된다”는 당내 비판도 엄존한다. 국회공전이 계속될 경우 돌아올 따가운 여론도 부담이다.

박 대표는 승리하지 못하면 지도력에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국면에서 스스로 배수진을 친 셈이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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