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Summit) 행사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특히 회의에 참가하는 세계 기업인들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반부패 선언문을 채택키로 했다.
APEC 최고경영자 회의 의장인 현재현(56ㆍ사진) 동양그룹 회장은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말 온라인 참가 신청 마감 결과, 761명이 신청을 마쳤으며, 이후에도 참가 희망자가 줄을 이어 4일까지 오프라인 신청을 받기로 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800여명이 참가한 2001년 중국 상하이 최고경영자 회의를 능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는 또 노무현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등 1996년 이 회의가 처음 개최된 이후 가장 많은 10명의 APEC 회원국 정상들이 기조연설을 하거나 패널 토의에 나설 예정이다.
17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되는 올해 APEC 최고경영자 회의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17개의 세션 토의가 진행된다.
현 회장은 “현재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업인의 노력과 의지를 담은 반부패 선언문 문안을 회의 참가 경영인들에게 제시해 서명을 받고 있다”며 “APEC 최고경영자 회의 마지막날 선언문 채택이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APEC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도하 라운드의 조속한 마무리와 중구난방식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기업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일각의 APEC 정상회의 반대운동에 대해 “이해할 만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에서 교역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사실을 놓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 회장은 96년 창립 때부터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 한국측 위원으로 참가하고, 97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직을 맡아 국내외 기업인들과 친분이 두텁고 신망도 높다. 전경련 회장단은 9월 당시 APEC 최고경영자 회의 의장이던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의장직을 사임하자 국제적 감각과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 현 회장을 만장일치로 후임 의장에 선출했다.
황상진 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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