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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 끝물막이 5개월 앞둔 새만금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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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 끝물막이 5개월 앞둔 새만금을 가다

입력
2005.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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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북 군산시 신시도 새만금 방조제 공사 2공구 현장.

대형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의 굉음과 함께 해상에서 바지선들이 3톤짜리 돌망태를 방조제 미완공 구간에 투하하고 있었다. 거센 물살로 휩쓸려간 방조제 바닥을 보강하는 작업이다.

이두희 현대건설 2공구 현장 공사부장은 “2003년 6월 방조제 전진공사 중단 후 바다 밑바닥에 쌓아놓은 바닥 보호공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두 차례 돌망태를 쏟아붓고 있는데 이렇게 낭비하는 돈이 하루에 2억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공정의 88%가 진행된 새만금 방조제 사업은 가력배수갑문 북쪽 1.6㎞와 신시배수갑문 1.1 ㎞등 2.7㎞ 구간만 남겨두고 있다.

두 곳을 통해 하루 4차례 72억톤의 바닷물이 드나드는데 이때 유속이 초속 5㎙나 된다. 밀물 때 방조제 끝부분에서 바라보니 거대한 수문으로 드나드는 물길이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듯 섬뜩할 정도로 빨랐다.

‘공사 진행이냐 장기 표류냐’를 가름하는 새만금 간척사업 항소심 선고(12월 16일)를 50여일 앞두고 있지만 정부는 항소심 결과에 상관없이 방조제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내년 3월 중 단행될 물막이 공사를 앞둔 2공구에는 350여명의 직원들이 D데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해저 16㎙부터 해상 5㎙까지 모두 21㎙를 쌓아야 하는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는 한 달 동안 진행된다. 12월 완공되는 신시배수갑문과 지난 2003년 세운 가력배수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분산시켜 유속을 낮춘 뒤 시작한다.

농업기반공사는 끝막이 공사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폐업보상수역 내 무면허 김 양식어업 시설을 철거하고 방조제 안쪽에 정박중인 어선을 이동시키기로 했다.

끝물막이 공사에는 3~5톤짜리 돌망태 27만개와 덤프트럭 22만5,000대 분량인 돌 135만㎥를 쏟아붓는다. 물살이 거세기 때문에 일시에 돌을 투입해야 하므로 2,000톤짜리 바지선 6척와 예인선 4척, 덤프트럭 800여대 등이 동원되는 엄청난 공사다.

정한수 새만금사업단장은 “내년 3월 조석 간만의 차이가 적은 날을 D데이로 잡아 2곳의 개방구간 양쪽 4군데 해상과 둑에 바지선과 덤프트럭을 투입해 한 달 동안 24시간 밀어붙여 끝물막이 작업을 벌이는 시나리오를 짜놓았다”며 “끝물막이 공사는 최고의 기술을 요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난공사이기 때문에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신시배수갑문 공사현장. 끝물막이 공사 직전 새만금 내부 담수호 물을 바다로 빼낼 폭 30㎙, 높이 15㎙의 대형 쇠문짝들이 바다와 담수호 양쪽에 10쌍씩 모두 20개가 설치돼있다.

여기에만 21만㎥의 콘크리트를 쏟아부었다. 이달 초부터 갑문 앞을 가로막은 임시물막이 해체작업이 진행중이며 12월에 완공, 내년 1월 시운전을 목표로 24시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완공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네덜란드 주다찌 방조제(32.4㎞)보다 600㎙ 더 긴 33㎞로 세계 최장이 된다. 총공사비 2조1,604억원.

1991년 11월 첫 삽을 뜬 새만금 사업은 전북 군산에서 부안군 변산면까지 33㎞의 방조제를 쌓아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1억2,000만평(4만100ha) 규모의 농지와 담수호를 개발하는 대역사이다.

환경단체 등의 삼보일배와 법정 공방, 해수 유통 논란 등으로 인해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두 차례의 공사 중단(1999년 5월~2001년 5월, 2003년 7월 15~ 17일)을 겪었다.

전북도는 이곳을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항만 건설뿐만 아니라 부지 일부를 배후 첨단산업단지와 도시ㆍ관광용지 등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종태 전북도 새만금개발지원추진단 기획조정과장은 “부안군 변산면에 2001년 3월 새만금 1호 방조제가 개방한 후 매년 1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새만금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며 “방조제에 도로만 건설해도 서해안고속도로와 가까워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방조제 미완공 구간에 다리를 놓아 해수 유통을 지속시켜 갯벌을 유지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어 끝물막이 공사를 둘러싸고 정부와 환경단체의 첨예한 대립도 예상된다.

김진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당장 대규모 땅이 필요하지도 않고 내부개발 성격도 규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방조제 조기 완공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며 “방조제 전진공사를 막은 것은 환경단체들이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라 향후 10년, 20년 후에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적인 개발을 놓고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글ㆍ사진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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