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 프로농구 시즌 개막을 10여일 앞두고 6년간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오던 삼성전자가 타이틀 스폰서를 포기했다.
한국농구연맹(KBL) 고수웅 사업이사는 10일 “삼성전자가 7일 갑자기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고 이사는 “협상을 해오던 제일기획이 최근까지도 최고 경영진의 결정만 남았다고 밝혀와 안심했는데 갑작스레 포기 의사를 밝혀 상당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999~2000시즌부터 프로농구 시즌 명칭에 자사 브랜드인 ‘애니콜’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2004~05 시즌까지 6시즌 동안 연속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시즌 KBL과 35억5,000만원에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5월 우선협상기간 동안 포기 의사를 KBL에 통보했다”며 “그 동안 투자 대비 광고효과를 고려해 스폰서 포기를 결정했지만 매번 ‘등 떠밀리는 식’으로 돈을 내왔다”고 주장했다. 고 이사는 이에 대해 “삼성측으로부터 이전에 통보받은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체육계 일각에선 삼성의 스폰서 포기가 최근의 ‘삼성 공화국’ 비난 여론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정감사 등에서 연일 삼성이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국내 스포츠마저 독식한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이 부담스럽고 억울하게 느껴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KBL은 삼성전자가 스폰서를 포기함에 따라 KCC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KCC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르면 11일께 30억원 수준에서 프로농구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정 기자@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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