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000선 고지 안착을 위한 매매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하반기가 시작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 주식시장이 점진적인 경기 및 이익 모멘텀 회복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네 자릿수 지수에 안착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종별로는 기업이익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수주와 정보기술(IT)주를 추천하는 곳이 많았다.
전약후강 형태로 장기 박스권 탈피할 듯
교보증권은 3일 하반기 주식시장의 출발 과정에는 다소의 진통이 따르겠지만, 긴 호흡을 갖고 실적 모멘텀을 바라보면 부정적인 시각보다 긍정적인 시각에 점수를 더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전약후강’ 증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하반기 초입에 해당하는 7월 중에는 2ㆍ4분기의 부진한 기업실적이 발표돼 다시 종합지수 1,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가는 시장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추이에 따른 기업실적의 부정적 영향력은 점차 둔화해 3분기 이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신증권도 “국내 증시가 하반기 500~1,000포인트의 장기 박스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1,000포인트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양경식 연구원은 “펀더멘털 변화와 기업수익 개선,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국 증시가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내수와 수출이 안정적인 성장국면으로 진입하고, 기업 수익성도 2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특히 저금리 기조와 간접투자문화의 확산, 기업연금 도입, 주식 유통물량 감소 등 국내 유동성이 네 자릿수 지수대를 유지하는 기둥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결되면 국제 유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도 하반기 주식시장이 계단식 상승을 전개하며 3분기 중 1,000포인트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종합주가지수 상승 목표치는 1,100포인트를 제시했다.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이 같은 근거로 “미국이 저 인플레 구조 하에 양호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고, 저금리시대 도래로 가계자산 구조의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반면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지난해까지 수출은 호황인데 내수가 부진해 걱정이더니, 올해엔 고대하던 내수 회복 속에 수출이 둔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상승세를 낙관하기 힘들 것으로 점쳤다. 푸르덴셜증권은 “한국경제는 마치 우산장수와 소금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 같다”면서 “지금의 내수 회복세는 수출 둔화 무게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고유가와 세계경기 둔화 움직임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주도업종은 내수주와 IT
하반기 주도업종에 대해선 이익 모멘텀이 나아지고 있는 내수주와 IT주, 특히 디스플레이 관련주를 꼽는 증권사가 많았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센터장은 금융업(은행 보험) 유통업(백화점 홈쇼핑 호텔 등) 등 내수 관련주의 비중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하반기 IT 경기가 LCD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될 전망인 만큼, IT주와 고유가 관련주인 정유업, 브랜드 파워 향상기업인 현대차 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도 자동차 건설 제약 통신서비스 은행 증권 등 내수주와 디스플레이 인터넷 등 IT주를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대신증권 김우재 연구원은 “건설 음식료 유통 증권 미디어 인터넷업종 등이 회복단계에 있어 전반적으로 내수 관련주가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수출관련 업종에서는 디스플레이와 자동차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화학 조선 운송업종은 현재 정점 국면이고 반도체 휴대폰 철강 등은 쇠퇴 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IT주의 시장 주도는 여전히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금융과 소비재업종의 이익 호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며, 가격대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