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처럼 가까운 어떤 분이 자기 동네 도서관에 와서 책 이야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떤 도서관이냐고 물으니 그 동네에 ‘늘빛교회’라는 조그만 교회가 있는데, 동화를 쓰시는 그 교회 목사님이 만든 도서관이라고 했다.
나는 유럽의 큰 성당을 둘러볼 때 말고는 아직 어떤 교회도 그 안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일부러 피해온 것은 아닌데, 밖에서 바라보는 교회 건물은 익숙하지만 그 안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 내가 어떻게 거기에 가서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하니 “와 보시면 알아요. 교회 도서관이 아니라 교회와 떨어져 있는 그냥 우리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에요. 종교에 대해 강요하거나 교회 등록을 권유하는 일도 없어요. 누구나 와서 책을 읽고, 책을 빌려갈 수 있는 곳이에요” 대답한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이니까 내가 사는 일산에서는 강만 건너면 된다. 가지고 있는 책은 5,000권 정도로 내가 다녀본 도서관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였지만, 오히려 이렇게 규모가 작아서 지역 주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신선한 감동을 받고 왔다. 이름도 예쁜 ‘하늘꿈도서관’이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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