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몰라도 암표상이 등장할끼라예"
터미널에서 기자를 태운 택시운전 기사는 롯데의 화려한 부활에 "그나마 살맛이 난다"며 사직구장 만원을 장담했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은 경기 시작 이전부터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끊임없이 스탠드로 밀려들던 부산갈매기들은 19일간의 대장정 속에서도 돌풍(10승4패)을 이어간 거인의 금의환향을 만원 관중(3만명)으로 화답했다. 롯데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1995년8월9일 이후 9년10개월 만의 사직구장 평일 만원사례. 두산 김경문 감독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 뿌듯하다"고 반겼고 양상문 감독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할텐데"라며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긴 원정길에 홈구장이 낯설었던 것일까. 웅담포의 융단 폭격에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이 됐지만 부산 팬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구의 봄’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파도타기와 신문지 응원에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 합창은 승부가 완전히 기운 9회말 종료 사이렌이 울릴 때까지도 사직구장을 수놓았다. 두산은 이날 홈런 1개 포함, 장단 12안타로 9-1 낙승을 거뒀다. 150㎞에 달하는 광속구를 뿌린 두산 선발 박명환은 롯데 타선을 7회1사까지 4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시즌 5연승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한화는 SK를 6-1로 물리치고 5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광속구 투수인 SK 엄정욱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와 148㎞의 직구를 던지면서 2회까지 1실점, 비교적 호투했지만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조기 강판당했다.
삼성은 수원에서 현대를 5-3 재역전승으로 따돌리고 반게임차 선두를 유지했다. 현대 이숭용은 1회말 역전 투런홈런으로 홈런 부문 단독 선두(10개)로 치고 나갔다. 현대 선발 정민태는 3회 2사 뒤 갑작스런 허벅지 통증으로 쓰러진 뒤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LG는 기아를 9-2로 꺾고 5연승의 신바람을 이어갔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부산=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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