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민주화운동의 선구자인 오스카르 아르눌포 로메로 전 산살바도르 대주교가 복자(福者) 품위에 올려진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30일 로마와 엘살바도르 가톨릭교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로메로 대주교의 유해가 안치된 산살바도르 대성당 지하 묘역에서 2일(현지시각) 시복(諡福)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복 절차는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자의 총탄에 쓰러진 지 25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는 학구파 신부였으나, 내전으로 민중이 무참히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억압받는 이들의 편으로 나서게 된다. 수 차례 암살 위협을 받던 대주교는 1980년 3월24일 산살바도르 ‘신의섭리’ 병원에서 미사 집전 중 극우 군부세력에 의해 암살됐다. 당시 60세. 대주교의 죽음은 국제적 공분을 일으키면서 엘살바도르 내전을 절정으로 치닫게 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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