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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홍보가 정책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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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홍보가 정책이라더니…

입력
200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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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49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동의가 중요한 시대이며, 홍보가 바로 정책"이라고 강조한 22일. 재정경제부는 오후 2시가 임박해서 예정에도 없던 17쪽 분량의 국회 업무보고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올 한해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데, 과거와 달리 사전에 예고하거나 미리 읽어볼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먹이’를 툭 던지고 간 것이다. 정신 없이 바쁜 기사 마감시간에 ‘사전상속제’ 등 굵직한 정책의 제목만 나열된 자료를 받아 든 기자들 입장에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안 나온다더니…. 공보관실은 "대통령 업무보고(3월초)의 ‘김’이 빠질까 봐 실무부서에서 안 낸다는 것을 몇 시간이나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부서에서는 "단순한 실수로 자료 배포를 미리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홍보 마인드 부족 탓인지, 공직사회에 뿌리깊은 ‘비밀주의’ 때문인지, 이유는 크게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대국민 대화 통로인 언론을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는 노력조차 게을리하는 정부, 감추는 게 능사라는 식의 고답적 사고방식에선 제대로 된 정책홍보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참여정부 2년간 ‘괜찮은’ 정책인데도 홍보가 잘못돼 거센 역풍을 맞는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겪지 않았는가.

요즘 부처마다 유행처럼 홍보 전문가 채용과 전담부서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이 정책홍보의 첫걸음은 아니다. ‘지시·명령의 시대’에서 ‘토론·합의의 시대’로 바뀐 지금, 국민과 커뮤니케이션을 단절한 정책은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부터 정책 당국자들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야 한다.

남대희 경제과학부 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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