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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국세청장 후보자 지명 배경은/개혁성·조직장악력 우선 지역안배까지 거쳐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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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국세청장 후보자 지명 배경은/개혁성·조직장악력 우선 지역안배까지 거쳐 낙점

입력
2005.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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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송광수 검찰총장 후임에 김종빈 서울고검장을, 이용섭 국세청장 후임에는 이주성 국세청 차장을 각각 지명했다. 고영구 국정원장 유임 방침을 정한데다 최근 허준영 경찰청장을 임명했으므로 이른바 4대 권력기관 인사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청와대측은 검찰총장 및 국세청장 후보자의 능력과 개혁성을 평가해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지역 안배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고려 사항이었다. 청와대塏坪? 수사·기획 등의 풍부한 경력을 거친 김 고검장이 조직을 장악하면서 검찰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복수 후보로 함께 올랐던 정진규 법무연수원장도 총장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으나 성품이 온화한 정 원장 보다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현직 대통령 아들인 김홍업씨를 구속하는 강단을 보였던 김 고검장을 택했다. 초반부터 김 고검장 내정이 유력했지만 최근 일부 언론에 ‘DJ정부 시절 홍업씨 비리 의혹사건 수사를 맡았던 김 고검장이 비호 의혹과 관련해 울산지검장이었던 정 원장을 조사한 적이 있다’고 보도한 사실도 정 원장에게 감점 요응括?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국세청장 후임으로도 일찌감치 전형수 서울국세청장 보다는 이 차장 카드를 택하기로 결심했다.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2인자인 이 차장이 조직 통합을 이끌어내면서 세무 행정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국민 이목이 집중된 권력기관장 인사이기 때문에 지역 안배가 더 중요한 기준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 수석은 인사 배경에 대해 "적재적소 원칙이 첫번째로 감안됐지만 지역 안배도 부차적으로 고려됐다"며 지역 안배도 참작했음을 시인했다.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이 각각 강원, 대구 출신이므로 지역 균형 인사를 고려해 후임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에는 각각 전남 여수 출신의 김 고검장과 경남 사천 출신의 이 차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고위공직 복수 후보자 사전 공개 제도가 역기능 보다는 순기능이 많았다고 자평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앞으로 인사청문회 대상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복수 후보를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완기 인사수석은 "당초 우려와 달리 이번에 음해나 투서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검찰총장 인사 등을 둘러싸고 두 세력 간에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다"면서 "복수 후보 공개 보다는 철저한 내부 검증을 거친 뒤 단수 후보를 내는 게 바람직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 검찰 새 지도부 모양새는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결정소식이 알려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대체로 "무난한 인선"이라는 반응 속에 신임 총장에 대한 기대와 주문도 섞여 나왔다.

재경 지검의 한 중견검사는 "지역이 많이 고려됐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검찰과 청와대의 불만을 최소화할 공통분모를 택했다는 느낌"이라며 "무난하다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현 정부 출범 후 2년이 지난 만큼 그 동안 드러난 검찰 조직의 장단점을 감안해 잘 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검사는 "김 고검장이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자리에 없어서 그렇지 맡은 일은 똑부러지게 하는 분"이라며 항간의 ‘조직 장악력 부족설’을 일축했다.

검사들은 특히 ‘강단 있는 총장상’을 많이 주문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간부는 "총장의 임무는 검사들이 수사에 전념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송광수 총장이 ‘나 같은 총장이 5명은 나와야 검찰이 완전히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김 내정자가 그 두 번째 총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교체에 따른 새 검찰 수뇌부 진용이 어떻게 짜여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후보자가 총장에 임명되면 관행대로 사시 15회 동기 5명이 용퇴할 것으로 보이고 공석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3자리를 합치면 최소 9자리의 검사장급 승진 인사가 예상된다. 검찰 주변에서는 일단 고검장급인 대검 차장과 서울고검장 등 요직에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동기인 17회 진출설이 유력하다. 한때 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정상명 대구고검장의 대검 차장 기용설이 나오는 가운데 대선자금 수사로 명성을 날린 안대희 부산고검장의 이동도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홍경식 의정부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한 홍석조 인천지검장 등 사시 18회와 박상길 대검 중수부장,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 등 사시 19회가 함께 거론되고 있다. 대검 중수부장에는 사시 20회의 박영수 서울고검 차장과 이훈규 대검 형사부장, 명동성 제주지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 金총장 후보자 간담회

김종빈 검찰총장 후보자는 23일 후보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간단히 차나 하자"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하지만 국회 인사 청문회와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며 말을 아꼈다. "복수 후보로 대통령에게 추천되는 바람에 그 동안 처신이 몹시 조심스러웠다"는 대목에서는 안도감과 여유도 살짝 내비쳤다.

김 고검장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영광을 말하기 전에 엄숙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국민 앞에 참 봉사자가 되기로 다짐한다"며 "검찰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함으로써 사회 여러 방면의 갈등을 통합하고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인사 및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아직은 총장 내정자가 된다는데 대해 스스로 준비한 것이 없어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 金검찰총장 후보자

수사와 기획 부서를 두루 거쳤다. 검찰 내 호남 인맥의 대표 주자로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인천지검 차장에서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발탁되면서 승승장구 했다. 2002년 대검 중수부장 시절 정치권의 압력에도 불구,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구속 기소하는 강단을 보였고 지난해 대선자금수사 때는 대검 차장으로 고비마다 원만한 조정능력을 발휘했다. 뒷말이 나오는 수사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맡은 일에 철저해 ‘독종’이라는 평도 있다. 독실한 불교신자이며 검찰 내 손꼽히는 바둑 애호가로 통한다.

부인 황인선( 52)씨와 3녀. ▦전남 여수·57세 ▦여수고 ▦고려대 법대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보호국장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

● 李국세청장 후보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2국장을 거친 대표적 조사통.

본청 감찰과장 당시인 1996년 세무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세금을 감면해준 ‘북인천세무서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해 주목을 받았다.

2003년 기획관리관 시절부터 참여정부 초대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청장감으로 지목돼 왔다.

조사업무체계 개편작업을 주도하는 등 기획측면에서도 감각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아 내부에서 신망이 높다.

부인 최희수(53)씨와 1남1녀. ▦경남 사천·56세 ▦경남고 ▦동아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16회 ▦부산지방국세청장 ▦국세청 기획관리관 ▦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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