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저명한 가톨릭 신학교에 사상 처음 ‘구마학(驅魔學·Exorcism;액막이)’ 강의가 개설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 전했다. 구마는 사람과 사물에 들린 귀신 혹은 악마를 몰아내는 의식으로, 이를 담당하는 전문 엑소시스트 (구마사·驅魔師)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교황청이 설립한 로마의 수녀 양성대학 ‘사도들의 모후대학(UPRA)’이 실시하는 구마학 강의에는 악마주의의 역사와 주술행위 등에 관한 심리학 및 법학 등의 이론과 실제가 모두 포포함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신부 등 성직자에게 악마를 쫓는 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이다.
이 대학이 구마학 강의를 개설한 것은 최근 이탈리아 젊은이들 사이에 악마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는 교황청 등 가톨릭계의 우려가 반영돼 있다. 지난해 밀라노에서는 악마숭배자들이 2명의 청소년을 참혹하게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밀라노에서 20여년간 엑소시스트 일을 해온 줄리오 사볼디 신부는 "악마를 몰아내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강한 집중력과 인내력이 요구된다"면서 "악마에 들린 사람이나, 드는 귀신이나 그 때마다 대처 방법이 다른 만큼 초자연적인 힘을 불러내는 능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일반 정신병과 악마를 구분하는 심리학적 지식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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