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박주영 신드롬’이란 유쾌한 열병에 휩싸였다. 축구팬은 물론 축구에 문외한인 사람들까지 박주영 선수를 칭찬하느라 입에 침이 마를 정도다. ‘한국 축구 100년사 최고의 스트라이커’ ‘한국 최초의 축구 천재’라는 수식이 전혀 요란해 보이지 않는 것은 경기와 기록으로 천재성을 입증해 주기 때문이다.
어제 새벽에 열린 ‘2005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축구대회’ 결승에서 박주영은 두 골을 터뜨려 선제골을 넣은 김승용과 함께 일본을 3대 0으로 대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대회에서만 4게임 9골 1도움이라는 가공할 득점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6경기 연속 12골을 터뜨렸다. 두 국제대회에서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천재성을 입증해 준다. "아시아 최고 선수는 박주영"이란 일본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히라야마의 극찬은 사실을 말한 것이다.
고교시절부터 득점왕을 휩쓸고 브라질 축구유학으로 ‘삼바축구’를 터득한 그를 두고 전문가들이 열거하는 특장은 한둘이 아니다. 물 흐르는 듯한 드리블, 탁월한 순간 판단력, 예측 불가능한 슈팅 타이밍, 돌고래를 연상시키는 헤딩력, 침착성과 대범항? 등등. 특히 수비진을 뒤흔들고 골키퍼를 무력케 하는, 반 박자 빠르거나 느린 엇박자 플레이는 천재성의 진수를 보여 준다.
당장 국가대표팀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전적으로 본프레레 감독이 결정할 사안이다. 그의 기량을 더욱 발전·성숙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축구인들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박주영에 쏠린 국민적 열광은 걸출한 스타만 등장하면 축구가 얼마든지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제2, 제3의 박주영이 대를 이어 나타날 수 있도록 축구 토양을 기름지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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