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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혼돈… 무능력·무책임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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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도록 혼돈… 무능력·무책임 국회

입력
2004.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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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0일 국가보안법 등 4대 법안을 둘러싸고 심야까지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하는 혼돈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4번에 걸친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두 번이나 절충안이 마련됐지만, 여야 의총에서 거듭 거부되는 등 혼선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지도부는 지도력 부재와 함께 타결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함을 드러냈고, 한나라당 역시 막판에 합의를 뒤집는 불신의 행보를 서슴지 않았다.◆ 무책임한 여당 지도부

오후의 2차 원내대표 회담에서 잠정 합의된 국가보안법 대체입법안이 우리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되자,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한나라당이 "여당이 합의를 깼다"고 비난하자 천 대표?"잠정합의를 한 일이 없고 합의문을 쓴 적도 없다"며 "의총은 당론을 변경하기 위한 게 아니라 한나라당안을 기초로 내부의 이견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측근은 "천 대표는 국보법 폐지입장이 확고했다"며 "대체입법안은 일부 중진이 이부영 의장을 통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와 접촉해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천 대표는 회담에선 분명히 반대하지 않고서 이를 ‘남의 일’처럼 의총에 던져 놓은 뒤 강경파의 반대 발언이 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당론 고수를 천명,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 중진들도 이날 저녁 영등포 한 음식점에 모여 "천 대표가 처음부터 협상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며 "자신의 이미지만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 협상과정에 불만 박근혜 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 대해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의총장에 들어서면서 "기분이 좋지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으며 비공개 의총에서는 이례적으로 김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하며 "과거사법은 김 원내대표가 괜찮다고 해 내 생각과 다르게 합의 방향이 진행돼 왔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관련,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4인 회담 마지막 날이었던 27일 국보법 대체입법안의 내용이 거의 나왔지만 박 대표가 틀었다"며 "그 이후 국보법 논의는 박 대표를 제외한 채 김 국회의장, 이 의장, 천·김 원내대표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 원내대표 회담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과 오후, 심야를 거쳐 4번이나 만나 타협을 시도했다. 이들은 김원기 의장 주선으로 국회의장실에서 오전과 오후에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다. 김 의장은 "국민들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합의를 종용했다.

2차 원내대표 회담이 오후 3시께 끝나면서 국회에서는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점치는 낙관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양당 관계자들은 "두 대표가 국보법의 쟁점인 찬양·고무 조항을 삭제하고 이적단체 조항은 형량을 줄이는 선에서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는 밤 10시 세 번째 회담이 끝난 뒤 양당 원내대표의 사인이 들어간 합의서를 내놓았다.

◆ 여야 움직임

여야가 대타협의 기대감은 양당 의총이란 벽에 거듭 무너졌다. 천 대표는 이날 밤 의총에서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386 및 재야 출신 의원들의 반발로 국보법 대체입법으로의 당론 변경은 무산됐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였다. 김 대표가 밤 11시께 열린 의총에서 다소 후퇴한 합의서를 설명했지만 의원들이 여당의 무성의를 비난하며 거세게 반발, 백지화할 수밖에 없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조경호기자 sooy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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