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0% 금리는 없다.’환율 급락으로 수익률 ‘0’ 상품이 속출하면서 주춤했던 환율연동상품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요즘, 환율에 높은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상품 판매의 적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전보다 상품 구조를 다양화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고 이율이 연 9.0%까지 가능한 ‘베스트 초이스 정기예금’ 3종을 최근 선보였다. 환율연동상품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외환은행이 7월 이후 모처럼 내놓은 새 상품이다. 1년 만기 상품 구조는 이렇다. 만기 때 원·달러 환율이 가입 당시와 비교해 위 아래로 50~70원 차이가 날 경우 최고 연 9.0%의 금리를 지급한다. 만약 50원 범위 이내에서 변동이 일어났다면 연 6.0%, 70원을 벗어났을 경우에는 ‘0%’ 금리가 확정된다. 예를 들어 가입 당시 환율이 1,050원이라면 9%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만기 환율이 1,100~1,120원, 혹은 980~1,000원이어야 한다. 대신 1년 뒤 원·달러 환율이 1,120원 이상으로 치솟거나 980원 이하로 떨어지면 단 한푼의 이자도 받지 못한다.
또 다른 6개월 만기 상품은 환율 변동률이 가입 당시 대비 6% 이내이면 연 7.8%의 금리를 적용하되, 역시 이 변동률을 벗어나면 원금만 보장된다.
기업은행도 16일까지 6개월 만기인 환율연동정기예금 상승형과 하락형 2종류의 상품을 판매한다. 상승형의 경우 가입시점 대비 만기 원·달러 환율이 5%까지 상승하면 비례식으로 최대 연 8.4%의 금리를 보장한다. 하락형은 거꾸로 만기 환율이 6% 하락하면 최대 금리인 연 8.4%를 지급한다. 물론 상승형의 경우 환율이 하락하고, 하락형의 경우 환율이 상승하면 만기에 원금만 되돌려 받을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환율이 하루에만 10~20원씩 급등락을 거듭하자 서둘러 환율연동예금 판매 재개에 나설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때 ‘0’ 수익률 상품이 속출해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은 다소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많아 환율연동예금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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