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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女감독의 야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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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女감독의 야구 사랑

입력
2004.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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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건 선수들이 13명에서 45명으로 늘었다는 것 뿐이에요.”21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일본의 여자 사회인 야구팀 ‘애틀랜타 96’과 친선경기를 갖는 여자 야구팀 ‘비밀리에’의 안향미(23) 감독. 그는 “아직도 여자가 야구하는 걸 곱지 않게 보는 사람이 많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비밀리에는 국내 첫 여자 사회인 야구팀. 이름은 ‘Baseball Is My Life’(야구는 나의 삶)라는 말에서 BIMYLIE를 따온 뒤 이를 한글로 옮긴 것이다. 7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여자야구대회에 출전해 일본에 0-53, 홍콩에 6-16, 캐나다에 0-27로 참패를 당했지만 이 바람에 더 유명해졌다.

안 감독은 덕수정보고 투수로 활약한 국내 첫 여자야구선수. 개척자가 그렇듯 안 ㉤뗌?짧은 야구인생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그가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은 프로야구팀 한화. 고3이었던 1999년 11월 입단테스트를 받았지만 “선수 대신 프런트로 일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뒤도 안 보고 돌아 나왔다. 몇 달뒤 행운이 찾아왔다. 미국 여자야구팀 ‘워터베리 다이몬드’에서 입단제의가 온 것. 그러나 통장 잔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자를 못 받아 물거품이 됐다.

2002년에는 일본 세미여자프로야구팀 드림윙스에서 연락이 왔다. 입단이야 쉽게 결정됐지만 먹고 사는 일이 걱정이었다. 일본에는 약 100개의 여자야구팀이 있지만 사회인 야구여서 수입이 형편없었다. “아침엔 마트, 낮엔 어학원, 밤엔 레스토랑을 다니느라 눈코 뜰새 없었어요.” 그는 팀의4번 타자로 뛰며 주로 3루수를 맡았다. 타율은 4할대.

비밀리에 야구팀은 올해 3월 창단됐다. 팀원은 지난해 안 감독의 동생이인터넷에 개설한 카페(baseball.gameone.co.kr/BIML)를 통해 모집했다. 회원의 직원은 주부, 학생, 회사원, 실직자, 상인 등 각양각색이지만 야구사랑만은 한결같다. 한달 회비 2만원으로 운영되는 ‘헝그리 구단’. 이 때문에 그는 내년 8월의 세계여자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미국 보스톤행 비행기 값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김일환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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