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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전쟁 같은 사랑' 무대에/창작뮤지컬 '안악지애사'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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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전쟁 같은 사랑' 무대에/창작뮤지컬 '안악지애사' 첫선

입력
2004.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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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가 뮤지컬로 부활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일까. 마치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으로 고구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지금을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고구려사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안악지애사(安岳之愛史)’가 9월10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선보인다.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구려벽화고분 안악3호분(황해도 안악군)으로부터 역사적 미스터리와 비극적 러브스토리를 엮어낸 퓨전사극 뮤지컬이다.

1,600여년 전 고구려로 시간의 흐름을 되돌려놓은‘안악지애사’는‘안악3호분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학계의 해묵은 논란거리에서 힌트를 얻은작품.

4세기 고구려 사회상을 생생하게 증명하는 안악3호분은 무덤의 짜임새나 25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행렬도로 수준 높은 고구려 문화를 전하는 문화유산. 특히 무덤의 주인이 미천왕 또는 고국원왕이라는 주장과 전연에서 망명한 장수 동수라는 주장이 맞서며 발굴 이후 55년이 지나도록 무덤주인공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하다.

이 작품은 요동 정벌, 낙랑ㆍ대방군 병합 등 북방대륙까지 고구려의 기상을 떨쳤던 미천왕이 안악3호분의 주인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만주 전연과의 전투에서 죽음을 맞고, 사후 한때 타국에 빼앗겼던 그의 주검을 아들 고국원왕이 되찾아오는 것은 역사에 기록된 사실.

‘안악지애사’는 왕국 고구려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빼앗긴 선왕의 시신을 찾아오려는 고국원왕(엄기준)과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태랑 공주(이영미)간의 갈등이 음모, 전쟁 등으로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말하듯 고국원왕과 그의 정혼녀 가희(김선미), 태랑과호위무사 묘충(장재순)의 사랑이야기가 픽션적 재미를 더해준다.

3년전 기획에 들어가 오랜 작업 끝에 나온 조수민씨의 원작은 망명객 동수가 중국과 손잡고 꾸미는 음모를 중심으로 전개돼 정치적 색채가 강했다.하지만 연출을 맡은 윤정환씨의 각색을 거치면서“아버지의 시신을 찾아오려는 아들의 이야기, 사랑을 지켜내려는 남자의 이야기와 같은 보편적 이야기 구조가 강화되고 사랑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창작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차분하고 클래시컬한 음악으로 2001년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정민선 연세대 교수가 지은 40여곡은 때로는 서정적이고, 때로는 기운차다.

윤정환씨는“이 작품은 역사 교과서를 충실히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픽션”이라며 “고구려사 해석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과 같은 정치적 시각에서보다는 조국과 작품 자체가 가진 메시지인 사랑을 지켜내려는 의지와 에너지를 읽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작사 비단수엔터테인먼트는 북한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10월2일까지. (02)558-7854

/문향란기자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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