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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빅스타 꿈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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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빅스타 꿈 펼쳐라"

입력
200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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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게임은 이제부터다.’4일(한국시각)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최희섭(25)에게는 성공과 패배의 엇갈린 운명의 그림자가 교차된 하루였다.

이날 오전 코리아타운 내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은 그야말로 ‘영웅맞이’에 들떠 있었다. 프랭크 맥코트 구단주를 비롯해 토리 라소다 수석 부사장, 폴 디포데스타 단장에 마틴 로드로 LA카운티 시의원까지 구단과 LA시 고위층들이 오로지 ‘빅초이’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NBC, CBS,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이 자리에서 맥코트 구단주 등은 “최희섭이 다저스의 머릿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고 박찬호의 양아버지로 불리기도 했던 라소다 단장은 최희섭은 “두 번째 아들”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최희섭도 “한달 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꿈을 꿨는데 현실이 됐다”며 ‘다저스맨’이 된 사실에 만족감과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최희섭이 직면한 현실은 70만명 한인시장을 염두에 둔 구단 관계자들의 수사 만큼 화려하지 않다. 현지 언론들은 최희섭의 빈약한 득점권 타율(2할3푼4리)을 들어 팀의 반격 기회를 무산시킨 타자(rally killer)였다며 냉정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전의 환호와는 대조적으로 최희섭은 홈데뷔 무대가 될 수도 있었던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벤치를 지켜야 했다. 두 게임 연속 선발 제외다.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인 올리버 페레스였기 때문이다. 최희섭을 우완투수용 선수로만 활용하겠다는 짐 트레이시 감독의 생각은 잭 매키언 플로리다 감독보다 더 확고한 듯하다.

이날 경기에서 최희섭 대신 1루를 지킨 숀 그린은 4타수1안타1타점, 그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야수에 들어선 우타자 제이슨 워스도 3타수1안타1타점의 활약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며 트레이시 감독의 용병술에 화답했다. 실력만이 살길이다. 최희섭이 믿을 것은 방망이밖에 없다.

김병주 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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