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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 14억원상금 밀레니엄 기술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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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의 아버지 팀 버너스-리, 14억원상금 밀레니엄 기술賞

입력
2004.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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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웹(www)을 개발한 영국인 과학자 팀 버너스-리(48·사진)가 핀란드 테크놀러지재단이 수여하는 '밀레니엄 테크놀러지상'의 첫번째 수상자로 결정됐다. 세계 과학기술 부문 상 중 최고의 상금(100만 유로·약 14억원)이 걸려있는 이 상은 과학기술 개발로 사회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사람에게 2년마다 한번씩 수여된다. 심사위원장 페카 타즈란네(전 ITU 사무총장)는 "수상 후보가 78명이나 됐는데도 버너스-리를 수상자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쉬웠다"며 "www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눈에 띠게 향상시켰다. 또 새로운 형태의 사회 네트워크를 형성시키고 투명성과 민주주의를 떠받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세계를 잇는 거미집 모양의 망이라는 뜻의 www는 홈페이지를 기본 단위로 인터넷상의 주소를 부여, 문자 화상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쉽게 보고 찾을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로, 인터넷의 대중화를 가능케 한 주역이다.

버너스-리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소립자물리학연구소(CERN)에서 근무하면서 효율적인 사내 정보망 구축을 고민하던 중 1989년 인터넷 주소 체계인 URL과 웹페이지 언어인 HTML 등 www 관련 기술을 만들었다. 이후 www는 1991년 일반인에 공개됐다. 이전의 인터넷은 특정 명령어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인의 사용이 어렵고, 새로운 정보로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결점이 있었다.

버너스-리가 인터넷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이유는 기술적 측면의 기여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www의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www의 무료 사용이 불가능했다면 오늘날의 인터넷은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놀라우면서도 매우 기분 좋다." 짧은 수상 소감을 밝힌 그는 "소프트웨어 특허가 남발돼 기술적 발전이 지장을 받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특허권에 반대하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특허 남발은) 창의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기 위한 연구, 새로운 산업 개발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소신 덕분에 www 이용은 지금까지 무료이며, www가 상용화된 이래 인터넷 사용자가 급속히 늘어 오늘날의 인터넷 세상이 열리게 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지는 "제프 베조스(아마존) 제리 양(야후) 피에르 오미디아르(이베이) 등 온라인 사업 창업자들과 넷스케이프 개발자인 마르크 앤드리센 등이 인터넷을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www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버너스-리가 마침내 (100만 유로의 상금으로) 부자가 되는 게 합당하다고 믿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인터넷 사용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킨 공로로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한 그는 현재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의 www 컨소시엄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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