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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순복음교회 당회장 불교계 특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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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순복음교회 당회장 불교계 특강서

입력
200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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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나 불교는 가르침이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끼리 대화하고 협력해야 합니다."조용기(68)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당회장이 12일 밤 서울 중구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서 열린 동국대 불교대학원 최고위 과정 특강에서 타 종교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개신교 보수 교단의 대표 인사로 불교 모임에서 강연한 것도 처음이지만, 특강 내용도 파격적이었다.

조 목사는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선(禪) 불교를 신봉했다"며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폐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통보 받은 고교 시절, 누나 친구가 건네준 성경을 읽고 예수를 만날 때까지 줄곧 불교문화 속에서 살았다고 했다. 병을 이겨내고 1950년대 말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천막교회를 운영할 당시 한 아주머니를 만났을 때도 불교를 떠올렸다. "비참하게 살던 아주머니였습니다. 예수 믿으라고,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고 했더니 비웃으면서 제게 말하더군요. '먹지도 못하고, 옷도 없고, 신발도 없으니 여기가 지옥 아니냐. 죽어서 천당 보내준다는 말 하지 말고, 지옥에 살고 있는 내게 지금 무엇인가를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그 순간 조 목사는 "부처는 내 마음에 있다"는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 여자에게 '예수는 사람 마음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소망을 심어주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마음이 부처'라는 아버지 말씀과 같은 것이었어요. 불교나 기독교나 가르침이 같은 거죠."

선교 활동을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는 불교를 몰라도, 나무아미타불만 외치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저도 교리와 교회 율법은 몰라도 예수를 믿기만 하면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자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교회 율법을 배우기보다, 예수부터 믿으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조 목사는 "기독교든, 불교든, 이슬람교든 종교는 영원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동등하며 서로 차이를 인정한 가운데 대화를 하면서 상부상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는 종교간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불교가 장자 종교로서 포용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며 불교를 치켜 세우기까지 했다. "불교에는 불교의 구원이 있고, 기독교에는 기독교의 구원이 있기 때문에 두 종교 모두 상대의 구원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상대 종교를 없애고 우리 종교만 살겠다는 것은 예수도, 부처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2년 후 은퇴하면 해외선교와 함께 국내 종교의 협력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한편 일부 개신교도는 13일 순복음교회에 전화를 걸어 "타 종교도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는 조 목사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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