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1분기 중 높은 실적으로 알 수 있듯 경제 성장 모멘텀은 아직 강하다. 둘, 긴축 정책이 특정 산업 부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셋, 개인 소비는 과열 징후가 없다."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월말 현재 이런 세가지 근거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전망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긴축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 쇼크'에 대한 국제 금융계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시장의 과민한 반응과 달리 중국 정부의 경기 과열 억제 조치가 그리 과도한 수준은 아니며, 따라서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급격한 하락 대신 중장기에 걸쳐 완만하게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국제 금융계의 낙관적 시각은 정부의 과열 억제책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이미 중국 경제의 과열이 조금씩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는데 근거한다. 우선 고정자산 투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 부문의 진정 기미가 가장 뚜렷하다. 중국 토지국이 토지사용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20여개 도시에 대해 신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다수의 소규모 개발업자들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또 건설 경기 둔화 등에 힘 입어 철강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금융기관들이 자동차 대출 등 돈 줄을 죄면서 자동차 판매 증가세도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다수의 낙관론자들은 전력, 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증가가 건설 부문 등의 투자 감소를 상쇄해 급격한 둔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 정부가 경제의 통제력을 잃어 경착륙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다."(씨티그룹) "중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 심각하게 악화한 것은 아니며 버블의 정도도 1990년대 초반에 비해서는 심각한 것이 아니다."( JP모건) "정부의 긴축 정책 등으로 투자 증가율이 완만하게 둔화하면서 중국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세를 이어 갈 것이다."(도이치은행) 중국 정부가 충격의 최소화를 위해 1∼2년 전부터 철저히 계획한 '쇼크'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중국 경기의 둔화 조짐이 '공급 과잉 →이익률 감소 →설비투자 감소 →수요 감소 →공급 과잉'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디플레이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모건 스탠리는 "중국의 투자 과열은 정상적인 경제 정책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심화한 상태"라며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신용 할당과 같은 강력한 조치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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