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0일 전주 덕진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3당 대표가 모두 원래 지역구를 떠나게 됐다.정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원내 1당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17대 국회에 못 들어가도 된다는 각오로 비례대표에 나간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정 의장은 당선 안정권에서 약간 벗어나는 비례대표 22번이나 24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전주와 서울 종로, 전국구 출마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던 정 의장이 전국구로 결심을 굳힌 것은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의장이 배수의 진을 치고 올인을 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15대 총선에서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가 비례대표 14번을 받은 것과 비슷하다.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향후 대권가도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도 가미된 듯 하다.
정 의장의 전국구 선회로 무주공산이 된 전주 덕진지역구를 누가 물려받을지도 관심사다. 당내에선 일찌감치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신건 전 국정원장, 유균 전 KBS 총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엔 전주고 출신 전직 전북도지사 또는 거물급 전직 각료가 영입되리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왔다. "전북이 낳은 최고의 인물을 내세워 달라"는 정 의장의 발언이 근거였다. 정 의장이 4년 후 지역구 복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임시 대타를 찾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정 의장은 주변에 "따로 생각해 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중량급 인사로 알고 있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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