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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없는 성장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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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없는 성장 현실화" 우려

입력
200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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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미국 노동부가 밝힌 2월 새 일자리 창출 현황이 대선 쟁점 차원을 넘어 미국 경제의 체질과 성장 지속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새 일자리가 13만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뚜껑을 열자 2월에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고작 2만1,000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엄청난 계산 착오에 당혹해 하면서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로렌스 미셸 소장은 "경제의 총체적 문제점이 낳은 결과"라고 말했다.

"성장-고용 동반자 관계 깨져"

전문가들은 2월에 투자, 산업활동, 수출, 소매 매출이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어갔는데 고용만 뚝 떨어진 점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은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었다.

의회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아웃소싱'때문이라는 다소 감정적 의견도 적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과 고용의 동반자 관계가 깨졌다"고 보고 있다. 즉 1인당 생산성이 기록적으로 향상되면서 미국 산업이 더 적은 고용으로 더 많은 산출을 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투자 자본 대부분이 시설의 증설이 아니라 시설의 개선과 효율화에 쓰이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JP모건프라이빗 은행의 잭 캐프리는 "지금 일자리 창출을 시작하지 못한다면 기업 수익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9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 2,000선이 붕괴됐고,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비즈니스위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 평균 6만 개의 일자리가 늘고 있으나 이 정도로는 산업생산 증가를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임시직 근로자 430만명

일자리의 질도 논란거리.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창출되는 일자리 수도 문제지만 질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현재 미국의 임시직 근로자는 430만명에 달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미국의 민간 부분에서 창출된 29만개의 일자리 중 21만5,000개가 임시직이었다. 지난 2월 서비스업의 새 일자리 3만3,000개 중 정규직은 1,000개에 불과했다.

경제학자 드류 매터스는 "쥐꼬리 같은 일자리 창출은 그나마 임시직으로 부풀려진 것"이라며 "질 낮은 일자리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부시의 감세 정책은 기업들이 정규직 고용보다는 시설 투자에 더 집중하게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올 봄을 고비로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노동부 보고서가 일자리 수를 적게 반영하는 등 현실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GKST투자은행의 브라이언 웨스베리는 "취업률이 과소 평가되면서 자연스레 생산성이 과대 평가됐다"며 "생산성 향상이 처음에는 고용을 끌어내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다른 부분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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