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교장 김충배 육군중장) 제60기 졸업·임관식이 열린 9일, 육사 개교 이래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 딸 등 3부자녀 직업군인이 탄생했다.주인공은 임여진(여) 소위 가족으로, 1남1녀의 막내인 임 소위는 육군결전부대 방공대대에 근무하는 아버지 임방택(50) 원사와 오빠 임동진 중위(육사 57기·1115야전공병단)를 따라 직업군인의 길로 들어섰다.
임 소위는 교육대학에 진학해 여자로서 무난한 길을 걷기를 희망했던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면서 화랑대를 선택한 억척 여성. 그는 "3년 선배인 오빠의 모습에 반해 육사 진학을 결심했다"며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던 고비들을 극복해 기쁘며, '열심히 재미나게 살자'는 좌우명을 갖고 야전으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 임방택 원사는 "딸 아이가 사관학교 과정을 더러 힘들어 하기도 해 보기가 안쓰러웠는데 장교 계급장을 달고 보니 대견하다"며 딸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오빠 임 중위도 "정식 입교 전 고된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동생이 선배인 나를 보고 싱긋 웃던 때가 생각난다"며 "동생이 부하들을 신뢰와 정으로 이끄는 장교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날 임관식에서는 이 밖에 신현배 종합행정학교장(소장·육사28기)의 아들 윤철(23)씨 등 부자 동문 9쌍, 권성이(여·육사 58기) 중위의 여동생 권성미(22) 소위 등 형제자매 동문 5쌍이 새로 탄생했다.
4년간 육사교육을 마치고 239명(남 219명, 여 20명)이 소위로 임관한 이번 졸업식에서 이광현 소위와 강대현 소위가 각각 대표화랑상과 대통령상을 받았다.
육사는 또 올해 처음으로 한국전쟁 초기 춘천지구 전투에서 수류탄과 화염병으로 육탄공격을 감행, 북한군 자주포 2대를 격파하는 전과를 올려 위관장교로서는 최초로 태극무공훈장을 추서 받은 심일(육사8기) 대위(소령 추서)를 기리는 '심일상'을 제정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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