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매년 40만∼50만개씩 증가하던 일자리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침체가 지속된 데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내수 부문이 크게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4만개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일자리(취업자)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만7,000개가 감소한 이후 99년 35만개, 2000년 87만개, 2001년 41만개, 2002년 60만개씩 늘어왔다. 실업률도 98년의 7.0% 이후 99년 6.3%, 2000년 4.1%, 2001년 3.8%, 2002년 3.1%로 계속 감소하다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서 3.4%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경부 당국자는 "일자리 감소는 중산·서민층의 체감경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며 "서비스업 활성화 등의 노력을 한다면, 내년에 5% 성장 달성과 함께 앞으로 매년 30만∼35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일자리 감소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기피하고, 상시 구조조정에 따른 명퇴바람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30대 퇴직 근로자 4명 중 1명이 권고 사직 등으로 퇴출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노동부 고용보험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고용보험동향'에 따르면 2002년 하반기에 직장을 그만둬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잃은 근로자는 150만8,117명이고 이 가운데 24%가 비자발적 이직자였다고 밝혔다. 전직, 창업 때문이 아니라 권고사직이나 회사 사정, 정년 등의 비자발적 이유로 이직하는 비율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아져 60세 이상 47.1%, 50대 37.9%, 40대 31.6% 였다. 한창 일해야 할 30대 경우도 피고용보험 자격 상실자(41만6,819명) 중 25.6%가 비자발적 이직으로 전체 연령 평균을 웃돌았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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